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의 회장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자녀들이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잠적한 가운데, 검찰이 유씨에게 16일 출석하도록 통보했다. 유씨는 검찰에 출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만약 유씨가 소환에 불응할 경우 바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강제 소환에 나설 방침이다.
유씨 일가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유씨에게 16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고 통보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유씨 자녀 등이 출석에 불응하고 잠적한 것은 상당히 뜻밖인데, 유병언씨의 경우 사회적 지위가 있으니 당연히 출석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검찰 관계자도 이날 “(유씨가 머무는 곳으로 알려진) 금수원에 강제 진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말해 유씨 측과 소환 조사에 관한 사전 조율이 이뤄졌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전날 소환에 불응한 유씨의 장남 대균(44)씨를 체포하기 위해 이날 서울 염곡동 유씨 일가 자택(일명 세모타운) 등 여러 곳에 수사관을 보냈으나 대균씨의 행방을 확인하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유대균씨마저 연락이 두절돼 유감”이라며 “유병언씨와 자녀들은 검찰에 자진 출석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사법 절차에 적극 협조하면서 본인들의 방어권을 행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별검사팀 주임검사인 정순신 부장검사는 전날에도 “유 회장과 대균씨의 소환 일정을 직접 조율하려고 한다”며 유씨가 설립한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의 본거지인 경기 안성시 금수원을 찾았으나 정문에서 제지 당하고 15분 만에 돌아왔다.
해외 체류 중인 유씨의 차남 혁기(42)씨와 장녀 섬나(48)씨, 측근 김혜경(52) 한국제약 대표, 김필배(76) 전 문진미디어 대표도 3차례에 걸친 검찰 소환에 불응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유씨 자녀들과 측근들은 계열사 자금을 컨설팅비, 사진구입비 명목으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빼돌려 1,0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배임ㆍ횡령ㆍ탈세 등)를 받고 있다.
한편 이날 금수원에는 300여명의 구원파 신도들이 정문 안팎에 모여 “종교 탄압을 중단하라”고 외치며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다.
인천=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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