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4 지방선거를 3주 앞두고 보수ㆍ진보 진영 모두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후보들간의 날 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현재 보수 진영에서는 문용린 서울시교육감과 고승덕 전 의원, 이상면 전 서울대 교수가, 진보 진영에선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와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가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이날 보수 성향의 두 후보가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전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고승덕 예비후보는 이날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복수의 후보가 있음에도 특정 후보 1인이 ‘단일후보’라고 주장하는 것은 허위 사실 유포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보수성향의 시민단체가 주축이 된 ‘대한민국올바른교육감추대전국회의’(올바른교육감)에서 단일 후보로 추대된 문 교육감을 겨냥한 말이었다. 고 예비후보는 “이번 단일화 과정은 소수의 교육 관료 세력이 주도한 것”이라며 “때문에 많은 보수 단체가 경선 과정의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참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서대문구 창천동 선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연 문 예비후보는 보수단일후보로서의 이념적 정체성을 선명히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출마 선언 때만 해도 “교육은 정치적 이념을 관철하는 도구가 아니다”고 했지만 12일 올바른교육감의 보수단일후보 수락 연설에서는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인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교육 쪽에서 깊이 뿌리내려 행복교육을 완성하겠다”며 한층 목소리를 높였다.
두 후보간의 단일화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 예비후보는 보수단일후보라는 점을 분명히 했고, 고 예비후보는 진영논리에 기댄 단일화는 ‘적폐’라고 지적했다. 고 예비후보는 “후보의 인지도가 떨어져 선거에 이기기 위한 편법으로 단일화를 택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 선거는 충분히 시민들에게 직접 선택 받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진 후보가 출마했다”며 “정책이 아닌 진영논리로 승부하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 처음부터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일찌감치 단일화 논의를 시작했던 진보 측도 두 후보가 공방을 벌이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3월 ‘2014 좋은교육감시민추진위원회’는 시민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를 거쳐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를 진보단일후보로 뽑았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가 “단일화 경선이 치러지는 것을 몰랐다”면서 뒤늦게 출마 선언을 해 두 후보가 경합을 벌이게 됐다. 윤 예비후보 측은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조 예비후보 측은 “이미 정당한 절차를 거쳐 확정된 단일후보”라며 거절했다. 이후 양측은 윤 후보의 새정치민주연합 당적 보유 시기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조 예비후보 측은 ‘후보 등록일 1년 전 당적 보유 금지’ 규정을 들어 “윤 전 부총리가 당선되더라도 무효가 될 수 있다”며 사퇴를 촉구했고, 윤 예비후보 측은 지난해 4월3일 탈당신고서를 냈다고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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