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국제적인 수준에 부합하는 경제개발구를 만들고자 진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결국 우리는 이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
박경애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 교수는 12일 평화통일연구소 주최로 서울대에서 열린 강연에서 최근 북한 경제개발구를 둘러본 소감을 이같이 밝히며 “북한은 지금 경제개발구 건설 계획을 구체화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한국과 북한의 긴장수위가 한껏 높아졌던 지난달 26일부터 1주일간 외국 전문가들과 함께 북한 평양을 방문해 북한 경제개발구와 무역지대 등을 둘러보고 관련된 세미나에 직접 참석했다. 박 교수가 UBC교수 자격으로 참가한 이 세미나는 캐나다-북한 지식교류협력 프로그램(Canada-DPRK Knowledge Partnership Program) 공동 주관으로 열렸다. 해당 세미나는 북한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체재 하에서 당분간 폐쇄적인 경제정책을 펼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열린 매우 이례적인 프로그램이었다는 점에 국내외 북한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박 교수는 이 기간 중에 외국 전문가들과 함께 함경북도 청진을 시작으로 어랑과 평안남도 남포, 황해북도 신평, 원산 경제개발구, 나선경제무역지대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주요 경제개발구를 두루 둘러봤다. 박 교수는 “경제개발구 전문가 토론회장에는 약 80명이 앉을 좌석이 마련돼 있었는데 중앙과 지방 각지의 경제개발구 담당자들이 100명 이상 모여 자리가 모자랐다”며 북한의 경제개발구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전했다.
박 교수는 “북한이 국제적인 수준의 경제개발구를 만들 잠재력은 충분히 갖고 있다”며“특히 관광사업으로 특화된 신평 경제개발구의 경우 뛰어난 풍광을 갖췄을 만큼 개발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평양에서 받은 인상에 대해서는 “6개월 만에 다시 방문했는데 그새 많이 변한 것을 느꼈다”며 “메아리사격관 같은 주민 오락시설이 잇달아 문을 열었고 시내 도로의 자동차도 끊이지 않을 만큼 활력이 넘쳐났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지난해 10월에도 평양 양각도호텔에서 열린 ‘특수경제지대(경제특구) 개발 국제 토론회’를 북한 조선경제개발협회와 공동으로 개최해 미국ㆍ캐나다 등 6개국 전문가 14명을 이끌고 참석했다. 또한 그는 김일성종합대학, 평양외국어대학 등 북한 주요 대학의 교수 6명을 6개월간 캐나다에서 연수시키는 프로그램을 3년째 운영하고 있을 만큼 해외에서도 손꼽히는 북한 전문가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캐나다 UBC에서 교수로 재직해온 박 교수는 비정부차원의 국가 간 교류과정에 참여해 캐나다 교수들과 학술적인 목적으로 여러 차례 평양을 방문해 양국 협력관계를 논의해 왔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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