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차기 당권 경쟁 구도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그 동안 7ㆍ14 전당대회 당권 경쟁은 서청원, 김무성 의원으로 대표되는 ‘친박 핵심 대 비주류’간 맞대결로 진행돼 왔다. 하지만 6ㆍ4지방선거 경선과정에서 친박계가 결집력에 한계를 드러내고 비주류가 약진하면서 김 의원 쪽으로 무게 중심이 기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광역단체장 경선 과정에서 광역단체 17곳 중 비박ㆍ비주류 인사가 지방선거 새누리당 후보로 선출된 지역은 12곳, 친박 후보는 5곳에 그쳐 친박계 퇴조가 역력했다. ‘친박 본거지’인 대구시장 경선에서 비박 권영진 후보가 친박 서상기 의원을 누른 것은 당심이 계파 틀을 벗어나고 있다는 방증으로 꼽힌다. 한 초선 의원은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큰 변화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기류가 의원들 사이에 상당히 강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6ㆍ4 지방선거 결과가 당권 구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새누리당이 기대했던 것만큼 성적을 거두지 못할 경우 비주류는 물론이고 당내 전반적으로 변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서 의원 쪽에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친박계 쪽에서 최경환 전 원내대표가 당권 경쟁에 가세, 결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물론 비주류 인사들의 잇따른 당권 도전으로 인한 다자 구도도 당권 향방의 변수다. 당장 김태호 의원과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당권 다툼에 뛰어들 태세다. 김 의원은 ‘당-정 관계의 새로운 설정’을 외치며 당권 도전 의사를 분명히 했고 같은 경남 출신 이군현 의원으로부터 협조 관계를 이끌어 내는 등 세를 불리고 있다. 김 지사도 7ㆍ30 재보선에서 공직선거법(관할지역 도지사는 선거일 120일 전에 사퇴해야 한다)에 따라 텃밭인 경기도에 출마할 수 없다는 점도 ‘당권 도전’ 쪽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물론 당권 경쟁 과정에서 주류와 비주류가 각각 대표 주자로 수렴될 가능성이 적지 않지만 다자구도 시에는 김무성 의원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할 전망이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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