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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자 0' 초동대응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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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자 0' 초동대응 문제점

입력
2014.05.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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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과 직무유기가 뒤섞인 해경의 초동 대처는 304명의 희생자를 낳은 또 다른 원인이었다. 출동한 함정만의 문제가 아니다. 신고를 접수한 목포해경과 보고받은 서해해양경찰청이 사태를 정확히 파악해 대응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이 잘못 끼워진 첫 단추였다. 구조계획을 세우는 머리부터, 실행하는 손발까지 모두 실패였다.

상황 파악 전혀 못한 신고 접수

해경의 실패는 준비되지 않은 신고 접수에서 비롯됐다. 목포해경은 오전 8시54분 119에 신고한 단원고 최모(사망)군과 3자 통화를 했지만 선내 상황은 전혀 묻지 않았다. 이미 119에서 전달 받은 배 위치, 최군이 알 수 없는 경도와 위도를 묻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오전 9시7분부터 세월호와 교신을 시작한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도 배가 급속히 기울고 있는 상황임을 간파하지 못했다. 선장에게 적극 퇴선 지시를 못하고 “알아서 하라”고 떠넘겼을 뿐이다. 지시를 내려야 할 해경 관제센터가 사태를 파악하지 못한 탓에 출동한 경비정에도 구체적인 정보가 전달되지 않았다.

30분 동안 출동하며 교신 안 해

세월호로부터 약 18㎞지점에서 경계근무를 서다 오전 8시57분쯤 출동 지시를 받은 123정은 32분이 걸려 사고 해역에 도착했다. 하지만 그동안 123정도 진도VTS와 마찬가지로 현장상황 파악을 하지 않았다. 정장 김경일 경위는 “오전 9시부터 1분간 교신을 했지만 신호가 안 나오길래 인근 어선들에게 총 동원하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선내 진입, 퇴선 지시 안 해

오전 9시30분 세월호에 도착한 123정이 선내에 진입을 하지 않은 것은 이처럼 현장 정보를 전혀 몰랐던 이유가 크다. 이 때 세월호는 45도 가량 기울어 선내 진입이 가능했다. 하지만 갑판에 승객이 보이지 않자 승무원들을 구하는데 시간을 보냈고 이후 물에 뛰어든 승객들만 구했다. 500명 가까운 승객이 전부 어디 있는지 생각했어야 했지만 이를 깨우쳐 줄 사람은 없었다.

승무원만 파악했어도 소지한 무전기로 퇴선 명령을 내릴 기회가 있었다. 123정은 오전 9시51분부터 10시6분까지 4차례 스피커로 “탈출하라”고 명령했지만 이 소리는 전혀 선내에 미치지 못했다.

수중수색 염두에도 없어

선내 진입과 수중 수색이 가능한 전문인력은 너무 늦게 도착했다. 목포에서 이륙한 헬기는 수중 구조 가능한 특공대원 7명을 태우고 가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시간에 쫓겨 항공구조사 2명만 태우고 현장에 도착해 구조에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구조 전문 인력인 목포해경 122구조대도 타고 갈 고속함정을 몰 승무원이 없어 2시간30여분이 지난 오전 11시24분에야 도착했다. 세월호가 완전히 물에 잠긴 뒤였다.

심해 잠수가 가능한 인력과 장비를 갖춘 특수구조단은 전용 헬기가 없어 부산 다대포에서 차량으로 김해공항으로 이동, 비행기를 타고 목포공항에서 다시 헬기로 갈아탄 끝에 오후 1시42분쯤 사고 해역에 도착했다.

가이드라인만 미리 설치했어도 특수구조단의 수색이 이어졌을지 모른다. 오전 10시31분까지 세월호 갑판은 물 밖에 나와있었다.

인천=이환직기자 slamhj@hk.co.kr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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