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수업 중 세월호 침몰 참사와 관련해 인터넷 등에 떠도는 유언비어와 정치 편향적인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12일 경기도교육청과 성남 A고교 등에 따르면 이 학교 생물 담당 기간제 교사 B(28ㆍ여)씨가 지난달 16일 세월호 침몰 이후 수 차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떠도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학생들에게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의 발언들은 이 학교 3학년 학생이 녹음해 보수여성단체 레이디블루가 운영하는 선동·편향수업신고센터에 신고해 외부에 알려졌다.
신고센터가 이날 공개한 녹음파일 2개는 4월 18일(3분 34초)과 22일(5분 19초)에 생성된 것으로 “(세월호 사고 당일) 오전 7시에서 7시 30분 어선들이 세월호가 멈춘 것을 감지했다는데 해경 녹취록은 왜 오전 8시 30분부터 보여주지? 8시 반 이전에 신고가 들어갔을 때 해경이 무시한 뭔가 있다”는 등의 발언이 담겨 있다. B씨는 “모든 책임이 해경으로 쏠릴까 봐 숨기고 있는 것 같애”, “언론이 배 얘기하는 동안 새누리당은 법안 통과해주시고, 한미 비준안 통과시키려고? 그거 통과시키면 미국한테 9,600억원인가 내줘야 한다며?” 등의 발언도 했다.
B씨는 학교 측에 “학생들이 세월호 얘기를 물어 SNS와 인터넷 카페에서 본 것을 기억나는 대로 말한 것 같다”고 발언 사실을 시인했다.
A고는 이날 B씨의 수업을 중단시켰고, 13일 인사자문위원회를 열어 계약해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경찰청도 사실관계를 파악해 위법사항이 발견되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B씨가 “국정원이 시체를 다 찾아 놓고 시간이 지나면서 찾은 것처럼 구라(거짓말)를 치려고 한다”는 말도 했다는 언론 보도를 토대로 B씨를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공개된 녹음파일에는 나오지 않는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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