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4 지방선거 후보 등록을 사흘 앞둔 12일 새정치민주연합 내 옛 민주당 측과 안철수 공동대표 측 간 공천 갈등이 마침내 폭발했다. 의원들이 김한길ㆍ안철수 공동대표에게 “당을 나가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지도부 퇴진 투쟁도 불사하겠다” 등 격한 비판을 쏟아내면서 새정치연합은 출범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당초 이날 5월 국회 현안을 논의하기 의원총회를 마련했지만 공천과 관련해 지도부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당 수석대변인이자 전남도당 위원장인 이윤석 의원은 “(안 대표 측) 공천지분 문제에 대해서 최고위원들까지 비판하고 있다”며 “오늘까지 전남 공천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김한길 안철수 대표 두 분은 당을 떠나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안 대표를 향해 “최적, 최강 후보를 내기로 한 만큼 진정성을 보여주려면 당신이 가슴 속에 품은 대통령 출마에 대한 기득권을 버리고 새정치의 이상을 펼쳐보라”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정청래 의원도 비공개 의총에서 “민주의 성지 광주 낙하산 공천에 이어 지금 전국 시도당 공심위가 안 대표 측의 생떼 쓰기로 쑥대밭이 됐다”면서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지도부 비판 글을 그대로 읽었다. 정 의원은 의총 직후 취재진에게 “당내 민주주의를 조금이라도 일으켜 세울 수 있다면 나의 정치적 손해와 관계 없이 당 대표 퇴진 투쟁에 나서겠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특히 최고위원회의가 전남도당이 의결한 기초단체장 및 기초ㆍ광역 의원 경선후보 및 단수후보 공천안을 보류하면서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의총 직후 트위터에 “전남도당에서 (기초공천을) 합의 처리했지만 최고위원회의에서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인준 보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며 “오늘 밤 최고위에서 전남도당의 합법적이고 과반수 참석, 만장일치로 통과된 기초단체장 공천을 인준하라”고 지도부 비판에 가세했다.
새정치연합 주변에서는 “안철수 대표 측이 의도적으로 공천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한 핵심당직자는 “전남뿐 아니라 다른 지역도 안 대표 측이 공천 심사를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다”며 “후보 등록 일정에 쫓기는 상황에서 사실상 경선을 무산시켜 두 대표 간 정치적 합의를 통해 후보를 정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확보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의원총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공천이 정치인에게 중요한 것이니까 이견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나는 시ㆍ도당 인사나 공천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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