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후보가 누구대요? 이번 광주 선거는 안철수 선거지라.”
새정치민주연합의 광주시장 전략공천은 광주시민들에게도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었다. 대다수 시민들은 전략공천된 새정치민주연합의 윤장현 후보를 “잘 모른다”고 평가했고 이번 선거에 대해서는 “안철수 하기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도부의 전략공천 결정을 옹호하는 여론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민심은 크게 돌아서 있었다. 광주 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이용섭 의원과 강운태 시장의 무소속 단일화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판세는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
“광주 선거는 사실상 안철수 재신임 투표”
12일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광천터미널 근처에서 만난 개인택시기사 차광열(58)씨는 광주 선거판세를 묻는 질문에 도리어“근데 윤장현 후보는 뭐했던 사람이래요? 우린 잘 몰라싸서”라고 되물었다. 광주 최대의 전통시장인 양동시장에서 만난 시민들도 윤 후보를 ‘안철수의 사람’으로만 인식했지, 그의 이력에 대해서는 여전히 잘 모르는 눈치였다. 일부 시민들은 당 지도부의 전략공천에 대한 불만으로 “어떤 사람인지 얼굴이라도 한 번 보고 싶은디”라고 어깃장을 놓기도 했다.
광주시민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전략공천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여과 없이 표출했다. 양동시장에서 한복집을 운영하고 있는 서승자(65ㆍ여)씨는 “전략공천이 뭐 간디? 줄 세우는 거 아녀, 광주는 민주주의가 본 바탕인데 광주를 쉽게 생각해서 안 되지라이. 안철수가 멀리 보고 가려면 광주를 살려야지, 왜 자기 고향인 부산 가서는 안 흔들고 광주만 들쑤신 데”라고 쏘아 붙였다. 한 마디로 “안철수가 광주를 너무 만만하게 보고 무시했다”는 것이었다.
지도부의 전략공천은 안 대표와 윤 후보 지지자 층에서도 환영 받지 못했다. 전남대 근처에서 만난 직장인 정승우(31ㆍ회사원)씨는 “안철수의 새정치 브랜드에 여전히 기대를 품고 지켜보는 중”이라면서도 “전략공천은 결국 지분 나눠먹기 아니냐”고 냉소를 보냈다. 금남로 지하상가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40대 여성도 “윤장현 후보 자체는 깨끗하고 개혁적인 분이라고 들었는데 전략공천이 사람을 버렸다”고 아쉬워했다.
광주시민들의 복잡한 감정은 안철수 대표에 대한 중간평가로 이어졌다. 양동시장에서 주방용품 가게를 운영하는 한 50대 남성은 “안철수가 전략공천을 하면서 이번 광주 선거를 사실상 안철수의 재신임 투표로 스스로 키워버린 측면이 있다”며 “광주가 안철수를 지킬지 버릴지 이번 선거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상이몽’ 무소속 단일화 이변 일어날까
광주시민들은 그러면서도 구 민주당 출신들의 무소속 단일화로 반(反) 윤장현 연대가 성사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회사원 안모(46)씨는 “두 사람 간 주고 받을 게 없어서 단일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후보 등록을 3일 앞둔 이날까지 양측 캠프는 서로에게“아름다운 양보”를 주장하며 줄다리기만 거듭했다.
단일화가 된다는 단서를 달고, 어떤 후보를 지지할지에 대해 광주의 민심은 갈렸다. 전략공천 심판 투표 차원에서 “지금은 옷만 잘 입는다고 밀어주지 않제(한 60대 택시기사)”라며 무소속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의견도 있는 반면, “그래도 호남에선 당 받은 후보를 밀어야제(한 50대 자영업자)”라고 ‘미워도 다시 한번’을 부르는 여론도 있었다.
광주=강윤주기자 kk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