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심장 수술 소식에도 삼성전자 주가가 4% 가까이 급등했다. 증시에 상장된 삼성그룹 계열사 17개 중 삼성SDIㆍ삼성전기 등 10개 계열사 주가가 하락했지만, 삼성생명ㆍ삼성물산 등 이 회장 일가의 그룹 지배구조와 관련된 계열사 주가는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며 이와 관련된 계열사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그 원인으로 분석된다.
12일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 주식은 전 거래일(9일)보다 3.97%(5만3,000원) 오른 138만8,000원에 거래되며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이날 전 거래일보다 8.39포인트(0.43%) 오른 1,964.94로 마감한 것과 비교하면 삼성전자 주가 상승 폭이 컸다. 삼성생명 주가도 이날 9만8,800원으로 4.04%(3,800원) 급등했고, 삼성물산은 6만8,300원으로 2.71%(1,800원) 올랐다.
증시 주변에선 삼성전자의 경우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 분할을 한 뒤, 지주회사가 에버랜드와 합병해 중간지주회사가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에버랜드에서 벗어나 중간금융지주회사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물산은 다른 계열사 지분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어 총수 일가가 어떤 식으로든 삼성물산 지배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배당 확대 등 주주 친화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배구조의 핵심 계열사 외에 이 회장의 두 자녀가 경영을 맡은 계열사의 주가도 이날 강세로 마감했다. 호텔신라 주가(8만7,900원) 전 거래일보다 2.69% 뛰었고 제일기획(2만5,100원)은 3.93% 올랐다. 반면 이들 계열사와 달리 지배구조의 핵심에서 빗겨난 그룹들의 주가는 이날 하락했다. 삼성엔지니어링(-0.65%), 삼성SDI(-2.33%), 삼성화재(-0.38%), 삼성중공업(-1.85%), 삼성전기(-2.84%), 제일모직(-2.29%), 삼성테크원(-1.87%), 삼성증권(-1.57%), 삼성정밀화학(-2.27%), 에스원(-1.27%) 등이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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