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의 응급 심장시술 이후 첫 월요일인 12일 평상시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적어도 외견상으론 휴일의 긴박했던 상황은 찾아볼 수 없었다.
우선 이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부터 정상적 일정을 소화했다. 전날 해외출장 중에서 급거 귀국했던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병실에 들러 이 회장의 상태를 체크한 뒤, 곧바로 서울 서초동 사옥으로 출근했다. 이 부회장은 미리 잡혀있던 임원들과 오찬일정도 취소하지 않고 그대로 소화했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및 각 계열사 CEO 및 주요 임원들도 평소와 다름없이 오전 6시30분에 정상 출근했다. 삼성 관계자는 “경영에 관한 한 달라진 건 없다.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한 것도 아니고 평상시 해오던 경영활동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보면 된다"면서 "매주 수요일 열리는 사장단 회의도 그대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에는 이 회장의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을 비롯한 가족들과, 회사 관계자 몇 명만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은 특히 이 회장의 건강악화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임직원들의 동요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래전략실은 이날 오전 삼성의 모든 직원이 사용하는 사내전산망 ‘싱글’에 ‘회장님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임직원들이 동요하지 말고 업무에 집중하도록 독려했다. 여기에는 임직원들이 올린 댓글이 2,000건 이상 달리기도 했다.
다만 삼성은 이 회장이 시술 후 회복되어가는 현 시점에서 경영권 승계나 후계 문제가 자꾸 부각되는 것에 매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외부의 관심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상태에서 경영권 승계문제를 자꾸 거론하는 건 가족들에게 매우 고통스런 얘기”라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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