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심근경색으로 삼성서울병원에서 심장시술(스텐트)을 받은 이건희(72) 삼성전자 회장은 입원 이틀째인 12일 '인공심장'으로 불리는 체외막산소화장치(에크모)를 떼어내는 등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아직은 수면 상태이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저체온 치료가 끝나는 13일에는 이 회장이 어느 정도 의식이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의료진은 기대하고 있다.
삼성에 따르면 중환자실에 머물고 있는 이 회장은 심장시술 후부터 부착했던 에크모를 이날 오전 8시30분 떼어냈다. 삼성측은 “에크모를 떼어 냈으니 회복세로 봐도 된다”고 말했다. 에크모는 심장과 폐가 제 역할을 하기 힘든 상태에서, 동맥과 정맥에 관을 삽입해 기존 혈액을 빼내고 깨끗한 산소가 포함된 혈액을 대신 투입함으로써 심장의 역할을 대신해주는 심폐보조장치이다.
하지만 뇌 손상 방지를 위한 저체온 치료는 수면 상태에서 계속 진행 중이다. 삼성 관계자는 “아직 일반화되지 않은 저체온 치료는 뇌 손상을 예방하기 위한 고도의 전문치료로 통상 치료와 회복에 각각 24시간씩 총 48시간이 걸리는데 경우에 따라 회복이 빠르거나 더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근경색이 올 경우 뇌세포와 신체조직도 일시 정지상태에 들어갔다가 되살아나는데, 이 때 급격히 혈액이 흐르면 손상이 생길 수 있다. 저체온 치료는 이런 손상을 막기 위한 것으로, 체온을 강제로 낮춰 신진대사를 최대한 완만한 상태로 만들어 장기의 급격한 움직임을 막고, 천천히 정상체온으로 되돌리는 과정을 거친다. 이 관계자는 “체온이 내려가면 통증이 따르기 때문에 통증을 억제하기 위해 진정제를 투여함으로써 수면상태에 놓이게 된다”며 “치료에 24시간, 치료 후 정상 체온으로 돌아 오는데 다시 통상 24시간 걸리기 때문에 13일 이후면 의식이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 회장은 저체온 치료가 완료되는 13일 오전까지 일단 중환자실에 있게 된다. 이후 추가 검사를 거쳐, 일반병실 이전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회복이 빠르더라도 조기퇴원이나 퇴원시점은 여전히 예상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 삼성측은 “현재로선 서둘러 퇴원할 이유가 없다. 의료진이 상태를 봐가며 퇴원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삼성 측은 "이 회장이 과거에도 한 차례 스텐트 삽입시술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일부 소문에 대해 "그런 적이 없다"고 밝혔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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