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기농업의 아버지’로 풀무원농장을 설립한 고(故) 원경선(1914~2013)원장의 생애와 사상, 업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념관이 생겼다.
풀무원 창사 30주년을 맞은 12일 문을 연 원경선기념관은 충북 괴산군 청천면의 풀무원농장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풀무원연수원(로하스아카데미)내에 자리 잡고 있다.
원경선 원장이 8년여의 말년을 보낸 자택을 리모델링해 꾸린 기념관은 평생을 생명존중과 평화운동에 헌신한 그의 자서전적 공간으로 구성됐다. 그의 ‘풀무 정신’을 주제로 한 4개 전시실은 선생이 생전에 사용한 물건, 책자, 연구기록들로 가득하다. 원 원장이 썼던 침실과 서재 모습도 그대로 재현됐는데, 벽시계는 그의 근면 성실함을 엿볼 수 있게 ‘오전 5시’로 고정해놓았다.
유기농과 식생활 교육을 할 때 사용한 손 마이크, 풀무원 농장의 압력솥 등 ‘바른 먹거리’를 염원한 원 원장의 뜻이 담긴 물건들도 즐비하다. 국내 최초로 화학비료ㆍ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최초의 유기 농민단체인 ‘정농회’를 설립한 과정 등도 사진 자료와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지역에서는 원경선기념관을 크게 반기고 있다. 내년 9~10월 괴산에서 열릴 예정인 ‘2015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를 홍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리란 기대감에서다. 괴산군 우종진 유기농산업과장은 “한국 유기농의 창시자인 원경선 선생 기념관을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유기농 고장 괴산’을 널리 알리는 데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괴산군은 유기농 산업의 메카로 발돋움하기 위해 세계유기농엑스포를 유치했다. 친환경 농법 재배 면적을 늘리고 유기식품산업단지, 청정푸드밸리단지 등 인프라 확충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풀무원은 기념관을 일반인들에게 무료 개방하고 원경선 원장의 생명존중ㆍ이웃사랑 정신을 계승하고 기리는 교육과 체험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원경선 원장은 2004년 괴산 농장으로 거처를 옮긴 뒤 평화원이란 공동체를 세워 환경과 평화운동에 몸 바치다 지난해 1월 8일 향년 100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한편 이날 개관식은 장남 원혜영 의원 등 유가족과 남승우 풀무원 총괄CEO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점심시간을 이용해 20여분 동안 조촐하게 치러졌다.
괴산=한덕동기자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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