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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씨 장남 조각가 활동… 비자금 은닉 통로로 활용했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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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씨 장남 조각가 활동… 비자금 은닉 통로로 활용했을 가능성

입력
2014.05.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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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측근이자 계열사 온지구 대표인 채규정 전 전북 행정부지사가 11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인천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측근이자 계열사 온지구 대표인 채규정 전 전북 행정부지사가 11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인천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을 겨냥한 검찰의 비리 의혹 수사가 유씨의 장남 대균(44)씨 소환을 예고하면서 수사의 최종 목표인 유씨의 턱밑에까지 다다랐다. 검찰은 대균씨를 유씨의 횡령ㆍ배임 혐의 공범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대균씨의 국내외 은닉자산이 횡령을 통한 비자금으로 구입한 것인지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조각가인 대균씨의 작품 활동이 일가 계열사에서 조성한 비자금의 은닉 통로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대균씨가 캐나다 브리티시콜롬비아주(州) 외에도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버몬트주에서 대지 조각(랜드 스케이프)을 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 땅이 유씨 일가의 은닉 자산인지 수사하고 있다.

또 유씨가 공동대표인 서울 강남구 역삼동 레스토랑 ‘몽테크리스토’에 있는 조각상과 골동품 등이 유씨 일가의 은닉 재산인지 여부도 강도 높게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대균씨가 유씨의 종교ㆍ사업상 후계자로 알려진 차남 혁기(42)씨 등과 함께 일가 계열사로부터 컨설팅 비용 및 사진구입비 명목으로 비자금을 건네 받아 은닉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검찰은 대균씨가 해외에서 대지 조각을 하고 있는 모습과 직접 제작한 미술품 사진을 담은 포켓수첩 형태의 화보집을 입수했으며, 이를 유씨 일가의 은닉재산 추적에 활용할 방침이다. 화보집은 빨간 가죽표지에 종이 옆면에는 금장을 둘렀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유씨 소환 일정에 대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강제소환 절차에 돌입한 차남 혁기(42), 장녀 섬나(48)씨 등의 신병 확보가 여의치 않을 경우 유씨 소환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유씨 소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검찰이 유씨의 친형 병일씨를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 것도 유씨 목전까지 온 수사 상황을 잘 보여준다.

검찰은 유씨 일가의 계열사 경영에 관여해 온 측근들에 대한 조사도 계속하고 있다. 계열사 온지구 대표인 채규정(68) 전 전북 행정부지사를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회사자금을 컨설팅비와 사진구입비 명목으로 유씨 일가에 보낸 혐의를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정치인 출신인 채 전 부지사가 정관계 로비 창구였는지 여부도 향후 수사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의 근거지인 금수원과 국제영상, 노른자쇼핑 대표를 맡고 있는 탤런트 전양자(72ㆍ본명 김경숙)씨를 10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10시간 가량 조사했으며,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천=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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