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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촌각 다툰 듯... 새벽 삼성병원 대신 5분 거리 병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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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촌각 다툰 듯... 새벽 삼성병원 대신 5분 거리 병원으로

입력
2014.05.1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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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 증세를 일으켜 병원에서 응급 시술을 받고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진 11일 오후 이 회장이 입원중인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로비에 설치된 텔레비전에서 관련 뉴스가 전해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 증세를 일으켜 병원에서 응급 시술을 받고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진 11일 오후 이 회장이 입원중인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로비에 설치된 텔레비전에서 관련 뉴스가 전해지고 있다.

국내 최대 그룹이자 ‘한국경제의 절반 이상’으로 불리는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에 심장시술까지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11일 삼성은 물론 경제계 전체가 긴장에 휩싸였다. 빠른 응급조치와 성공적 시술로 이 회장이 자가호흡을 되찾고 점차 건강을 회복하자, 삼성 임직원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10일 밤부터 11일 새벽까지 이 회장의 건강 상태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호흡 이상 발견 후 주치 병원이었던 삼성서울병원(일원동) 대신 자택(한남동)과 가장 가까운 순천향대병원으로 갔던 것만 봐도 당시 상태가 얼마나 긴박했었는지를 보여준다. 이 회장이 한남동 자택에서 호흡 곤란과 함께 가슴 통증을 느낀다는 사실을 전달 받은 그룹 비서실은 곧바로 차로 5분 이내의 거리인 순천향대병원에 응급조치 준비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향대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이 회장의 상태를 점검한 의료진은 급성 심근경색 진단을 내리고 곧바로 심폐소생술과 기도확보를 위한 기관지 삽관 등을 시행했다. 몇 분만 늦어도 회복하기 힘든 손상을 입을 수도 있는 상태였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도 “순천향대병원 측에서 응급처치를 매우 잘 해줬다”며 여러 차례 감사를 표시했다.

이 회장은 미리 도착한 삼성서울병원 응급차량을 통해 날을 넘긴 11일 새벽 0시15분께 삼성서울병원에 도착했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송재훈 삼성서울병원 원장 등을 비롯해 심장내ㆍ외과, 호흡기 내과 전문의들은 이 회장의 상태를 체크한 뒤 ‘스텐트’로 불리는 심장시술을 했다. 이 회장은 환자의 심장과 폐 기능을 대신하기 때문에 ‘보조심장’이라 불리는 ‘에크모’(ECMOㆍ체외막산소화장치)도 장착했다.

시술이 끝난 이 회장은 약물 및 수액 치료와 함께 저체온 치료를 받고 있으며 ‘깊은 수면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의료진은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측은 “이 회장의 자가호흡이 돌아왔고 회복 중이라 보조기구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이 회장의 상태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이날 2시로 예정됐던 이 회장 건강 관련 병원장 브리핑도 서면자료로 대신했다.

사실 이 회장의 호흡기 건강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건 널리 알려진 일. 1999년 폐 림프절에서 암세포가 조기 발견돼 수술을 받았고, 이후에도 기관지염이나 폐렴 등으로 몇 차례 입원한 적이 있었다. 겨울이 되면 몇 달 동안 따뜻한 지역에서 머물다 돌아오곤 했으며 거동 시 부축을 받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심각하거나 긴급한 건강이상 징후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귀국 후 22일부터는 서초동 사옥으로 출근해 집무도 했다. 최근 그룹 내 사업구조조정과 계열사 통폐합, 미래전략실과 삼성전자 고위급 인사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해서도 직접 챙겼다는 후문이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도 “심근경색 사전 징후는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 재계 고위 소식통은 “딱 잘라 말하기는 힘들지만 지난 2년여 동안 형 이맹희 씨와 상속 소송을 벌이면서 화가 쌓이고 신경이 예민해진 것이 결국 스트레스 누적으로 이어졌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입원 중인 삼성서울병원 병실에는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 등이 계속 머물고 있다. 지난 1일 스마트폰 시장 확대와 사업 제휴 등을 위해 해외 출장을 떠났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급거 귀국해 병실과 사무실을 오가고 있다.

각 계열사들은 평상시와 같은 휴일 체제를 유지했지만, 미래전략실 및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사실상 비상 상태에 들어갔다. 현재로선 이 회장의 퇴원 시점을 예상하기 힘든 상황. 하지만 퇴원을 해도 당분간 출근 재개 등 경영활동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별도의 비상경영체제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비상 체제는 가동된 것이나 다름없는 상태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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