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실종자 수색작업이 기상 악화로 잠정 중단됐다. 높은 파도로 민관군 합동구조팀이 사고 해역에서 대피까지 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사고 26일째에 접어들었지만 안산 단원고 학생 16명, 교사를 포함한 일반인 13명 등 29명의 생사가 아직 확인되지 않아 실종자 가족들은 속을 태우고 있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10일 오전 유속이 빨라지고 파도까지 높아져 11일에도 수색작업이 진행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11일 오전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돼 500톤 이하 함정은 사고현장 인근 서거차도와 섬등포항 등에 피항했고, 민간 어선도 모두 안전구역으로 대피했다. 사고 해역에는 거센 바람(초속 14~18m)이 불면서 파고도 2~4m로 높다. 바지선 위로 파도가 넘치면서 작업이 불가능해졌다.
세월호 위에 정박해 있는 바지선 언딘 리베로호에는 장비를 보호하기 위해 선원 등 운영인력 20명만 남아 있다. 리베로호에서 작업하던 잠수사는 목포, 팽목항 등으로 대피했다. 민간 산업잠수사들이 탑승한 바지선 미래호는 관매도로 피항했다. 파도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1,000톤급 이상의 해경, 해군 함정 24척이 해상 수색을 벌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풍랑주의보는 12일 오전 중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수중 수색작업과 실종자 유실 방지를 위한 수상, 항공 수색은 꼬박 이틀간 중단되게 됐다.
7~10일은 물살이 약해져 수중 수색작업이 용이한 소조기였으나 선내 부유물 등으로 실종자 수색은 난항을 겪었다. 이 기간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단원고 학생의 시신 7구를 수습하는데 그쳤다.
수색이 중단되자 실종자 가족 일부는 진도군청에 있는 대책본부를 찾아 선내 붕괴 위험이 있는 객실에 대한 수색방안과 안전대책 수립을 요청했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바닥에 닿아 있는 선체 좌측에 하중이 가는데다 침몰 3주가 지나면서 선체가 바닷물에 불어 약해졌다”며 “선체에 충격을 주지 않는 수색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조기가 끝나 유속이 다시 빨라지고 선체 약화현상이 진행되면서 수색은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됐다. 선체 내부 천장과 칸막이가 물에 불어 휘어지거나 떨어져 나오는 약화 현상은 4층 선미에서 시작돼 다른 구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대책본부는 파악하고 있다. 특히 5층 조타실 뒷부분 승무원 객실과 특실 통로, 4층 선수 좌측 객실 등 세월호 증축 때 샌드위치 패널을 붙인 구역에서 약화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진도=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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