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의 회장으로 확인된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유씨 측근인 탤런트 전양자(72ㆍ본명 김경숙)씨를 10일 소환 조사한다. 전씨는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의 근거지인 경기 안성시 금수원의 대표이자 구원파 교회의 홍보영상 판매회사인 국제영상 및 농수산물 판매회사 노른자쇼핑의 대표이사, 청해진해운의 지주회사 아이원아이홀딩스 이사 등을 맡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전씨를 피조사자 신분으로 소환했으며 조사 상황에 따라 피의자로 전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씨는 구원파가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은 1991년 ‘오대양 집단 자살 사건’ 당시 구원파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전씨는 또 구원파 창시자인 고 권신찬 목사의 아들이자 유씨의 처남인 권오균(64)씨와 재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씨를 상대로 계열사 자금을 컨설팅비 및 사진 구입 비용 명목으로 유씨 일가에게 건네는 데 관여했거나 관련 혐의가 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유씨 일가의 조세포탈 혐의에 대한 본격 수사에 돌입했다. 국세청이 최근 유씨와 차남 혁기(42)씨 등 일가 개인들과 10여개 계열사 등을 조세포탈, 허위세금계산서 작성 등 혐의로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검찰과 국세청에 따르면 유씨 일가의 조세포탈 혐의 액수는 수백억 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 계열사들 대표와 감사 등 임원들에 대한 사법처리도 속도가 붙고 있다. 검찰은 지주회사 아이원아이홀딩스 감사 박모(55)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9일 구속했다. 박씨는 계열사들의 장부를 조작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를 다시 현금화 해 유씨 일가에 건네는 연결 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씨가 유씨의 최측근 ‘3인방’으로 지목된 변기춘(42) 아이원아이홀딩스ㆍ천해지ㆍ온나라 대표이사, 고창환(67) ㈜세모 대표이사, 김혜경(52) 한국제약 대표이사와 함께 비자금 조성과 관련한 실무를 담당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은 이날 오후 박씨와 나란히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변씨, 고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발부했다.
검찰은 박씨와 같은 혐의로 전날 체포한 다판다 감사 김동환(48)씨, 헤마토센트릭라이프연구소 대표 오경석(53)씨에 대해서도 이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또 이날 서울 용산구 국제영상 빌딩 내 ㈜고컨설팅, 모래알디자인 사무실 등 6곳을 압수수색해 회계자료 등을 확보했다. 유씨 일가가 컨설팅비 명목으로 계열사 자금을 비자금으로 끌어 모은 혐의에 대한 수사의 일환이다. 인테리어 업체인 모래알디자인은 유씨의 장녀 섬나(48)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검찰은 해외에 체류 중인 혁기, 섬나씨, 김혜경씨, 김필배(76) 전 문진미디어 대표에 대해 청구한 체포영장을 이날 발부 받아 강제소환 절차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한편, 인천지검 해운비리 특별수사팀(팀장 송인택 1차장검사)은 이날 해운조합 부회장인 현대해운㈜ 김광선(62) 대표를 체포해 조사했다. 김씨는 선박 조타기의 수리비를 부풀려 청구하는 수법으로 해운조합에서 수억 원의 보험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선박 안전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고 허위 보고서를 작성한 혐의(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사문서 위조 등)로 전날 체포한 해운조합 인천지부 소속 운항관리자 황모씨도 이날 구속했다.
인천=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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