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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가족 마음에 상처 주는 언행 삼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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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가족 마음에 상처 주는 언행 삼가도록

입력
2014.05.0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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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실종자를 기다리며 진도 팽목항에 머무는 가족들의 가슴은 시커멓게 타 들어 가고 있다. “못 알아보아도 좋으니 한번만 안아볼 수 있게 해달라”는 절규가 바다에 울려 퍼지고 있다. 경기 안산시 정부 합동분향소에 머물고 있는 희생자 유가족들도 믿기지 않는 현실에 몸부림을 치고 있다. 이런 마당에 그들의 가슴을 후벼 파는 행태가 잇따르는 건 매우 유감스런 일이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은 그제 저녁부터 KBS와 청와대 앞에서 밤샘 시위를 하다 어제 오후 해산했다. 시위를 촉발한 계기는 KBS보도국장의 발언이다. KBS새노조는 “보도국장이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다’라고 발언했다”고 주장했고, 당사자는 “세월호를 계기로 안전불감증에 대한 보도를 준비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정확한 진위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공영방송 보도책임자가 이런 문제로 구설에 오른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 KBS는 세월호 보도에서 국가재난방송의 품위와 균형을 지키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KBS 젊은 기자들이 “우리는 정부의 말만 앵무새처럼 전하고 있다”는 자성의 성명서를 발표한 데 이어 PD와 아나운서들도 잇따라 성명서를 발표했다.

세월호 참사 보도 과정에서 언론은 잇단 오보와 추측 보도로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금 언론은 유가족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정부와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 비판과 대안 모색에 힘써야 할 때다. 유가족들의 가슴에 상처를 주지 않도록 더욱 유념해야 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어제 농성 중인 유가족들에 대해 “순수 유가족분들의 요청을 듣는 일이라면…”이라고 한 대목도 신중치 못했다. 유가족들 가운데 불순한 세력이 있다고 단정하는 듯한 오해를 사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민 대변인은 지난달 말에도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라면에 계란을 넣어서 먹은 것도 아니고…” 운운해 비난을 샀다. 공적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일수록 말과 행동에서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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