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 언론인이 일본에서 출간, 베스트셀러가 된 영국인 기자가 본 연합국 전쟁사관의 허망에 번역가가 저자 몰래 “난징 대학살은 없었다”는 내용을 삽입했던 사실이 드러났다고 교도통신이 8일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 도쿄지국장 출신 헨리 스톡스는 이날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책은 1960년대부터 일본에서 특파원 생활을 해온 저자가 제2차 세계대전은 아시아 국가를 구미의 식민지 지배로부터 해방하기 위한 전쟁이었다고 주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근 일본의 우경화 분위기에 힘입어 지난 해 12월 발매된 지 5개월만에 10만부이상 팔려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다. 스톡스의 단독저서 형식을 띠고 있지만, 번역가 후지타 히로유키가 스톡스와의 인터뷰를 토대로 일본어로 출간한 것이다.
문제의 부분은 책 본문중 “역사적 사실로서의 ‘난징 대학살’은 없었다. 그것은 중화민국 정부가 날조한 선전이었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스톡스는 “이렇게 말한 적이 없다. (이 글은) 내 것이 아니다”라며 “(문제의 부분이) 나중에 추가된 것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학살이라는 사건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보지만, 아주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느냐고 묻는다면 ‘예스’다”라고 답했다.
후지타는 “두 사람 사이에 해석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난징 대학살이 없었다고 표기한 것은 30만명이 살해되고 2만명이 강간당했다는 이른바 대학살은 없었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반면 스톡스는 “알 수 없는 해명”이라고 비판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후지타는 스톡스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가공의 내용을 가필한 책을 출판한 뒤 일본어에 능숙하지 않은 스톡스에게는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당시 인터뷰 녹음 테이프를 문서화한 출판사 직원 한명이 난징대학살과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스톡스의 발언이 문맥과 다르게 인용되거나 고의로 무시당했다고 주장하며 사직했다고 보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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