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시스템통합(SI) 업체인 삼성SDS가 연내 상장한다.
삼성SDS는 8일 이사회를 열고 올해 안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이 회사 전동수 사장은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정부의 상생협력 정책에 따라 가장 큰 시장이었던 공공부문에서 대기업 계열 SI 업체들의 참여가 막히자, 일감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때문에 해외시장 개척과 SI 수출에 주력해왔는데, 이를 위해선 상장을 통한 투명성 확보와 자금 조달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삼성SDS는 상장을 계기로 기존 SI 중심에서 벗어나, 앞으로 무한성장이 예상되는 빅데이터 분석이나 사물인터넷(IoT), 클라이딩 관련 서비스들을 집중 개발할 계획이다. 분야 역시 모바일과 헬스케어, 리테일 쪽에서 해외 사업을 적극 전개해, 궁극적으론 ‘한국판 IBM’을 이룬다는 구상이다.
우선 이달 안으로 상장 대표 주관사를 선정, 상장 추진 일정과 공모 방식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또 상장 이후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설치 등을 통해 경영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적극적 기업설명(IR) 활동으로 대외 신뢰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재계에선 이번 삼성SDS 상장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 외에, 앞으로 경영권 승계구도의 안정화를 위한 포석도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 삼성SDS의 지분구성을 보면 삼성전자가 22.58%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개인으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이자 그룹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25%로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이어 이 회장의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이 각각 3.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삼성SDS 주식은 최근까지 장외시장에서 주당 15만원 대에 거래되고 있어, 이 부회장의 지분가치는 상장 후 최소 1조3,000억원, 이부진ㆍ이서현 사장은 각각 최소 5,000억원에 이르게 된다. 이날 상장발표 이후 장외가격은 20만원 선까지 뛰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이번 상장이 승계구도와는 무관하며, 당장 지분을 팔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삼성SDS 고위 관계자는 “이번 상장으로 대주주들의 지분 변화는 없다”고 잘라 말하면서 “지분 20% 이상을 지닌 소액주주들이 그 동안 상장을 요구해왔는데 이번 상장으로 적정한 시장가치를 평가 받고 투자금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1조원 이상의 주식을 확보한 만큼, 이 부회장으로선 향후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삼성전자 주식을 추가 취득한다거나,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세금으로 쓴다거나 어떤 형태로든 선택폭이 넓어졌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김동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S는 대주주 일가가 특수관계인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상장 이후 다양한 용도로 지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