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윤상현 전 원내수석부대표가 8일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서해북방한계선(NLL) 포기라는 말을 한번도 쓰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간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고 비난해온 것과는 상반된 얘기다. 사실상 의도적으로 정치적 공방을 불러일으켰던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윤 의원은 이날 원내수석부대표 퇴임 기자회견에서 “김정일이 (NLL) 포기라는 말을 4번 쓰면서 포기라는 단어를 유도했지만 노 대통령은 포기라는 말을 한번도 쓴 적이 없다”면서 “그러나 대통령께서 좀더 세게 반박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 최고 통수권자가 어떻게 우리나라 영토를 포기할 수 있었겠느냐”면서 “그건 아니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윤 의원은 특히 “노 대통령은 NLL을 뛰어넘고 남포에 있는 조선협력단지, 한강 허브를 이루는 큰 틀의 경제협력사업이라는 큰 꿈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면서 노 전 대통령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지난해 NLL 포기 논란 과정에서 민주당이 주장했던 논리와 거의 맥을 같이 하는 얘기다.
하지만 윤 의원은 지난해 NLL 포기 논란과 관련한 대야 공세 당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NLL을 상납하고 북핵을 사실상 용인하며 북 최고지도자가 핵 폐기에 대해 명확한 의사를 밝혔다는 대국민 거짓말을 했다”고 했다. 전직 대통령을 향해 ‘상납’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던 것이다.
자신의 입장 번복에 대해 윤 의원은 “지난 1년간의 여의도 정치는 한마디로 2012년에 끝난 대선의 연장전이었다”면서 “NLL 대화록, 국정원 댓글 의혹 등 야당의 거센 대선불복 투쟁에 그 최전선에서 맞서야 하는 그런 위치에 있었다”고 군색한 해명을 내놓았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