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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감성 캘리그라피, 광고를 사로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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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감성 캘리그라피, 광고를 사로잡다

입력
2014.05.0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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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3/캘리그라피 맥심/2014-05-08(한국일보)
경제3/캘리그라피 맥심/2014-05-08(한국일보)
경제3 캘리그라피 잘생겼다/2014-05-08(한국일보)
경제3 캘리그라피 잘생겼다/2014-05-08(한국일보)

올 상반기 최고 인기광고 중 하나로 꼽히는 SK텔레콤의 ‘LTE-A’ TV 광고는 두 가지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하나는 배우 전지현이 직접 부른‘잘 생겼다’CM송. 또 하나는 ‘잘! 생겼다’라고 쓴 독특한 서체의 카피다. 이는 전지현이 직접 쓴 '손글씨'인데, 키보드를 두드리면 나오는 서체가 아닌 그만의 발랄함과 톡톡 튀는 청량감이 글자에 녹아 있어 모델 파워 못지 않게 광고를 세련되게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디지털 시대라고 하지만 오히려 복고적인 캘리그라피(Calligraphy·손글씨 또는 멋글씨)가 광고에 주요 트렌드로 부각되고 있다. 캘리그라피는 ‘아름다운 서체’라는 뜻을 지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것으로, 기계적인 표현이 아닌 손으로 쓴 아름답고 개성 있는 글자체를 뜻한다.

캘리그라피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 시작한 건 2002년 한ㆍ일 월드컵의 열기를 증폭시켰던 붉은 티셔츠에 적혀있던 ‘Be The Reds’란 글씨체. 여기에 소주 병에 새겨진 ‘참이슬’이란 글씨를 통해 더욱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디자인 관련 상품, 드라마나 영화 제목 등에 국한됐지만 최근 들어 통신, 가전, 항공, 화장품 등으로 영역이 크게 다양화되고 있다.

대한항공의 ‘어디에도 없던 곳 인도양으로’캠페인은 스리랑카의 시기리야 바위산 편을 시작으로 스리랑카의 이국적인 풍경을 담았는데, 인도어 본연의 모양을 한글로 표현한 이색적인 손 글씨를 담아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더했다. 최근 방송되고 있는 LG전자의 에어컨 휘센 광고에 나오는 카피인‘이 시원한 느낌 그대로’역시 바람을 손 글씨로 형상화한 것이다. 이 두 광고의 손 글씨를 직접 쓴 HS애드의 임학수 아트디렉터는 “캘리그라피는 기업의 제품이나 브랜드가 담고자 하는 감성을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디자인 측면에서도 아름답게 꾸밀 수 있어 소비자의 눈길을 보다 오래 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 동서식품의 맥심 모카골드의 ‘맛있는 커피의 황금비율’을 비롯해 아웃도어 블랙야크의 ‘히말라야’, 웅진식품의 ‘자연은 생육일수’, 캠핑용품 브랜드 코베아의 ‘친구 같은 아빠 편’등에도 캘리그라피가 적극 활용됐다.

캘리그라피는 제품에도 활용되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 비오템이 5월을 맞아 1등 제품인 아쿠아수르스 수분크림에 사랑과 감사 메시지의 캘리그라피를 새겨 새롭게 선보였고 LG전자의 모바일 프린터 포켓포토에는 앱을 활용해 사진 위에 손 글씨를 남길 수 있는 기능을 넣었다.

교보생명 사옥에 걸리는 '광화문 글판'과 국순당 막걸리 '대박', 영화 ‘웰컴투동막골’의 손 글씨로 유명한 박병철 캘리그라피 작가는 “컴퓨터에 내장된 서체로는 기쁨,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을 맞춰서 나타낼 수가 없는데 손글씨는 감성을 담아 표현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전에 손글씨는 흩날려 쓰고, 먹의 느낌을 살려 힘있게 쓰는 게 유행이었다면 요즘은 아기자기하면서도 재미있고, 친근한 경향의 손글씨가 중요한 트렌드”라며 “지난 해부터 관련 강좌가 개설되는 등 직접 배우려는 일반인들도 많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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