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불과 18명으로 시작한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阿里巴巴ㆍAlibaba.com)가 미국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에 도전장을 냈다. 상장 후 시가 총액은 1,360억~2,450억달러(약 140조~250조원)에 달해 아마존과 페이스북을 제치고 구글에 이어 세계 제2위의 인터넷 기업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신문사는 7일 알리바바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를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신청서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지난해 2~4분기 405억위안(약 6조6,500억원)의 매출과 177억위안(약 3조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타오바오(淘寶)와 톈마오(天猫) 등 알리바바가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장터와 쇼핑몰을 통해 성사된 거래 건수는 지난해 총 113억건에 달했다. 최근에는 온라인 교육과 지도, 여행 등으로 사업 영역도 확장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신청서에서 ‘전자상거래 핵심 생태계’를 지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의 상장은 중국 기업뿐 아니라 미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IPO가 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알리바바가 지분 12%를 이번 IPO를 통해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경우 IPO 규모가 200억달러(약 20조4,000억원)에 달해 현재까지 최대였던 지난 2008년 비자의 196억달러를 능가하게 된다. 알리바바는 최근 자사의 기업 가치를 1,090억달러로 추산했지만 증권가에서는 상장 후 시가 총액이 1,360억∼2,4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최대 주주는 소프트뱅크(34.4%)와 야후(22.6%)이며, 창립자인 마윈(馬雲) 회장의 지분은 8.9%다.
마 회장은 이날 알리바바의 직원 2만여명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미 증시 상장 신청서 제출 사실을 전한 뒤 “새로운 도전의 시대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그는 “15년 전 18명의 창립자는 중국인의 손으로 전 세계 10대 인터넷 회사 중 하나를 만들자는 결심을 했다”며 “15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운 좋게 살아 남았다”고 회상했다. 마 회장은 “소수의 걸출한 기업만이 오랫동안 살아남는 법”이라며 “상장은 앞으로의 긴 여정을 위한 주유소” 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자본 시장은 냉혹하고 압력도 많은 곳”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마 회장과 차이충신(蔡崇信) 부회장은 지난달 알리바바 주식의 2%에 해당하는 스톡옵션을 바탕으로 중국 환경오염 퇴치를 위한 3조원 규모의 공익 신탁도 설립했다. 그는 평소 “오늘날 기회를 잡아 돈을 버는 것은 정말 쉽지만 안정적으로 돈을 버는 것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해 왔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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