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2012년 반신반의하며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를 인수했다. 실무진의 반대를 무릅쓰고 최태원 회장이 인수를 강행했지만, 누구도 확신은 없었다. 하지만 2년이 지나 SK하이닉스는 그룹 최고의 효자회사가 됐다. 1분기엔 기존 주력사인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을 합친 것보다도 배나 많은 흑자를 냈고, 주가는 연일 최고가를 경신중이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1.11% 오른 4만1,1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주가는 장중 52주 신고가인 4만1,350원(1.72%)까지 올랐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건 외국인들이 계속 주식을 사고 있다는 점. 메릴린치, 맥쿼리, UBS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사자’ 주문이 몰렸다. 올 들어 들어온 외국인자금은 1조1,143억원에 달하며, 외국인 주식비중은 지난해 말 42.8%에서 이날 현재 47.04%로 상승했다. 올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SK하이닉스보다 많이 사들인 것은 삼성전자뿐일 정도다.
SK하이닉스의 인기비결은 무엇보다 실적에 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33%나 늘어난 1조57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1분기 SK텔레콤이 2,524억원, SK이노베이션이 2,262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액수다. SK그룹 계열사들을 통틀어 최고 이익을 낸 것이다. '굴러 들어온 돌'인 SK하이닉스가 내로라하는 '박힌 돌'들을 제치고 SK그룹을 통틀어 최고 효자회사가 됐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012년 SK그룹이 인수하면서 들어 온 2조3,000억 원을 가지고 미세 공정 전환, 신규 공장(M12) 준공, 해외 컨트롤러 업체 인수 등을 통해 제품 경쟁력을 키웠는데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에도 D램 수요가 증가하는 데 비해 공급이 부족해 SK하이닉스 실적이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PC 모듈 업체들이 3분기 D램 공급 부족을 우려해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며 “최근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D램 현물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