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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언의 길 위의 이야기] 초등학교 동창의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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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언의 길 위의 이야기] 초등학교 동창의 전화

입력
2014.05.0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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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초등학교 동창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는 인터넷에서 일부러 나를 검색해서 연락처를 알아냈다고 했다. 그런데, 정말 미안하게도 나는 그 친구를 기억해내는 데 시간이 무척이나 걸려서 몇 번이고 되물어야 했다. 그 친구는 그런 나를 불편해하지 않고 내가 자신을 기억할 수 있는 몇 가지 에피소드를 말해줬다. 그랬더니 희미하게 그 친구의 초상이 떠오르는 것이었다. 그 친구는 초등학교 내내 외톨이였는데, 그 친구의 말에 의하면 그런 자신이 딱해보였는지 내가 그 친구에게 말을 많이 걸었다고 했다. 그리고 축구 같은 걸 할 때도 꼭 자기에게 공을 패스하고는 했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서야 나는 그 친구의 좀 파리한 인상이 떠올랐다. 그 친구는 사실 지나치게 내성적이고 시무룩해서 학교에서나 동네에서 조금씩 소외될 수밖에 없었다. 반 아이들은 명백히 남자애인 그 애가 여자일지도 모른다고 수군거릴 정도였다. 나는 그의 아버지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그가 전에 살던 곳은 어디였는지도 기억하지 못한다. 어쩌면 나도 그 친구의 어느 부분을 불편해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친구는 자신에게 말을 걸고 자신에게 공을 넘겨줬던 친구를 30년이 넘도록 잊지 못하고 있다가 연락을 해온 것이다. 그 친구가 내성적이고 시무룩한 것만큼이나 나는 이렇게 먼저 연락을 해오는 마음이야말로, 그 친구의 본성을 설명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곧 만나 따뜻한 밥을 먹기로 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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