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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4곳 중 1곳, 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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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4곳 중 1곳, 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는다

입력
2014.05.0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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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매출이 1조원을 넘는 ‘1조클럽’에 가입한 초대형 상장기업조차 4곳 중 한 곳이 지난해 영업활동으로 번 돈으로는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0대 재벌의 순이익도 지난해 15% 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7일 재벌닷컴이 2013회계연도 매출액이 1조원을 넘은 159개 상장사(금융회사 제외)의 영업이익과 이자비용을 분석한 결과,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인 상장사가 전체의 22.6%인 36개사로 집계됐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것으로, 1배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 비율은 2011년엔 146개사 중 26개사로 17.8%를 기록했고 2012년에는 34개사로 전체 158개사의 21.5%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연간 영업이익이 적자여서 빚을 내 이자비용을 감당한 곳도 2011년 전체의 10.3%인 15개사에서 2012년 19개사(12%)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전체의 17.6%인 28개사로 급증했다.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인 곳 중에는 항공과 해운, 조선, 건설 등 세계 금융위기 이후 불황을 겪는 기업들이 많았다. 항공사의 경우 대한항공은 18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이자비용은 4,374억원에 달했고, 아시아나항공도 영업이익은 616억원의 적자를 냈으나 이자비용으로 1,352억원을 냈다.

주요 기업 중 LG전자의 경우 이자보상배율이 2011년 마이너스에서 2012년 0.2배로 개선됐다가 지난해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삼성SDI의 이자보상배율은 2012년 3.4배에서 지난해 마이너스로 급격하게 악화됐다. 한국전력(0.2배)과 KT(0.8배), LG이노텍(0.3배), 동국제강(0.1배), CJ대한통운(0.9배), 동부제철(0.1배), 코오롱글로벌(0.2배), 두산건설(0.3배) 등 대형 상장사도 이자보상배율이 0에서 1배 미만에 불과했다.

10대 재벌의 수익도 급격히 나빠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대재벌 계열 12월결산 상장법인 87곳의 지난해 세전 순이익은 50조9,000억원으로 전년의 59조8,000억원보다 14.9% 감소했다. 삼성전자를 뺄 경우 10대재벌 상장사의 지난해 세전이익은 26조7,000억원으로 전년(39조원)보다 31.7% 급감했다. 삼성그룹도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세전이익이 10조3,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77.4%나 준 것으로 나타났다.

채이배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이자보상배율이 낮다는 것은 재무구조상 그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중소기업과 대기업간의 양극화를 넘어 이제는 대기업 간에도 양극화가 진행되면서 사실상 우리나라 경제는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등 극소수 글로벌 초우량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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