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선 물을 주문하면 점원은 '생수 혹은 탄산수?'를 되묻곤 한다. 그만큼 탄산수 수요가 크다는 얘기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탄산수 시장은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톡 쏘는 맛에 매력 보다는 거부감이 컸고, 그래서 제품도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러나 유학, 여행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탄산수에 점차 익숙해졌고, 업체들도 맛과 용기 등을 다양화해 상품구색을 늘리면서, 탄산수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도 천송이(전지현 역)가 탄산수를 마시는 장면이 나와 탄산수에 대한 관심은 다시 한번 환기되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탄산수 시장은 2010년 75억원에서 지난해 195억원 규모로 커졌다. 연 평균 성장률이 40%에 달한다.
일반 생수 대체제로 떠오르며, 전체 생수 가운에 탄산수가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마트 전체 생수 매출 가운데 탄산수 매출의 비중은 2012년 3.9%에서 올 들어 5.1%를 기록하고 있다. 롯데마트에서도 2012년 3.7%에 불과하던 비중이 올 들어 7.9%까지 확대됐다.
당 섭취를 줄이기 위해 과일주스나 탄산음료 대신 탄산수를 마시는 이들도 많다. 김주한 이마트 생수 담당 바이어는 “청량감이 높은 탄산수가 탄산음료와 같은 일반 음료의 영역까지 확장하면서 판매가 늘고 있다”며 “탄산수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15%, 올 들어 19%를 나타내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탄산수는 단순히 마시는 것을 넘어 활용법도 다양하다. 생선을 탄산수에 담갔다 조리하면 비린내가 없어지고, 육류 역시 누린내가 사라지는 효과가 있어 탄산수를 요리에 활용하는 이들이 많다. 또 탄산수로 세수를 하면 탄산이 피부의 혈액순환을 도와 각질과 모공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세안수로도 활용되고 있다.
시장이 커지자 업계는 앞다퉈 신제품을 내놓는 등 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종전엔 탄산수하면 프랑스의 '페리에'가 전부나 다름없었지만 국내 업체들이 좀더 저렴해진 가격으로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세계 3대 광천수로 꼽히는 충북 청원군 초정리에 수원지를 둔 ‘초정탄산수’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 일화는 최근 라임향을 첨가한 ‘초정탄산수 라임’을 내놨고, ‘트레비’를 생산하고 있는 롯데칠성은 지난 3월 가정에 두고 마실 수 있는 1.2ℓ대용량 페트병을 새롭게 선보였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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