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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언의 길 위의 이야기] 지게꾼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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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언의 길 위의 이야기] 지게꾼의 삶

입력
2014.05.02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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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고 무료한 나머지 TV를 켜니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그램이 방송 중이다. 설악산에서 지게를 지는 마지막 지게꾼 임기종씨가 화면에 잡힌다. 헬기로 짐을 나르기 시작하면서 설악산의 상업시설과 산장에 필요한 짐을 대는 지게꾼이 다 사라졌는데 그가 유일하게 남은 지게꾼이란다. 60㎏이 채 되지 않는 왜소한 체구인 그는 많게는 100㎏이 넘는 냉장고부터 수십㎏에 이르는 생수와 쌀가마니 등을 지게에 지고 나른다. 40㎏당 흔들바위까지 2만원, 그보다 가까운 거리대로 1만5,000원, 8,000원의 품삯을 받는다. 보통 사람은 그냥 오르기도 힘든 가파른 산길을 그는 마치 고행하는 수도승처럼 묵묵히 오른다. 방송국의 카메라는 그의 굽은 등과 무게를 지탱하느라 흔들리는 다리를 잡아준다. 그것은 말 그대로 거룩하고 위대한 투쟁처럼 보인다. 그러고서 임씨가 하루에 버는 돈은 기만원 남짓. 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처한 삶의 처지다. 그는 정신지체 2급의 아내와 정신지체 1급의 아들과 함께 살면서, 온몸으로 삶의 무게를 지탱한 대가로 받은 돈으로 사랑하는 식구를 부양하고 장애인들을 위한 기부금을 꼬박꼬박 낸단다. 삶은 이토록 숭고하고 거룩한 것. 인간은 자신의 삶을 위해 얼마나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가파른 길 위에서 버텨온 것일까. 세치 혀로, 알량한 글 몇 줄로 쉽게 돈을 벌면서 엄살 부리는 내 삶이 한없이 부끄럽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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