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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헬기특공대 왜 늑장 출동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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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헬기특공대 왜 늑장 출동했나

입력
2014.05.0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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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로 숨진 안산 단원고 학생의 동영상에는 헬기 프로펠러 소리를 들은 학생들의 안도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학생들은“아! 헬기다. 살았다”며 서로를 다독인다. 그러나 이들의 기대와 바람은 이뤄지지 못했다. 당시 헬기 3대가 구조에 나섰으나 배 밖으로 나와있는 승객을 구조하는데 그쳤다. 선체 진입 및 구조 훈련을 받아온 해경 특공대원이 투입돼 대피방송을 하고 선실에 들어갔더라면 상황은 크게 달라졌을 거라는 안타까움이 없을 수 없다. 더구나 특공대가 제때 투입되지 못한 이유가 운송수단인 헬기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서였다는 사실에 이르면 울분과 분노로 바뀐다.

해경 특공대가 출동지시를 받은 시각은 당일 오전 9시쯤. 대원 7명이 30분쯤 후에 목포해경 전용부두에 집결했으나 타고 갈 헬기가 없었다. 한 대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특공대원을 태우지도 않고 먼저 출발했고, 한 대는 수리 중, 한 대는 중국 어선 단속 중이었다. 특공대원들은 가까스로 전남경찰청 헬기를 빌려 출발했으나 오전 11시40분이 돼서야 현장에 도착했고 세월호는 거의 침몰된 상태였다.

다른 헬기들도 출동이 늦어져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소방본부는 학생들로부터 119 신고전화를 여러 차례 받아 상황을 일찍 파악했다. 전남도 소방본부는 곧바로 오전 9시쯤 소방헬기 1호기 출동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상부보고 등으로 시간을 끌다가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10분이었다. 3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인데 1시간10분 이상이 소요됐다. 또 다른 헬기는 이륙했다가 박준영 전남지사를 태우느라 수십 분을 잡아먹었고, 광주시 소방헬기도 도중에 전남부지사를 태우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다른 시도에서 헬기 10여대가 출동했지만 이미 골든타임을 놓쳤다.

사고가 나면 만사 제치고 현장에 빨리 도착하는 게 구조대의 제1원칙이다. 헬기나 특공대나 필요할 순간에 제때 투입되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늑장 출동에 대한 책임 규명이 엄정히 이뤄져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끝없이 드러나는 해경과 소방본부의 허술한 초동 대응에 분노가 치밀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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