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희생자를 위한 공식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안산 화랑유원지에는 시민단체와 유관기관의 부스 수십개가 설치됐지만 일부 단체는 조문객의 편의를 돕는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단체 홍보와 생색내기에만 힘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유가족은 1일 “하는 일도 없이 자기네 단체들 홍보하러 온 것 같은 부스가 많다”며 “경기도의회 부스는 민원 접수한다고 해놓고, 정작 책상 위에 펜, 수첩도 없이 서로 모여서 잡담만 하고 있더라”고 말했다. 현재 분향소 주변에는 봉사자단체 39개, 유관기관 15개 등 70여개의 부스가 마련돼 있다. 이 가운데 분향소에서 청소, 조문객 관리, 교통안내 등을 담당하는 안산시자원봉사센터, 대한적십자사, 자원봉사자 지원 부스, 의료진 부스 등 꼭 필요한 부스도 있지만 일부는 딱히 하는 일 없이 자리만 차지해 유족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날 취재진이 둘러본 결과, 조문객에게 나눠줄 노란색 리본을 만들거나 음료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하는 부스도 있었지만 단체 이름이 새겨진 현수막만 걸어 놓고, 빈 테이블에 생수병만 올려 놓은 정체 모를 부스도 종종 눈에 띄었다. 경기도의회, 안산시의회 부스 등에선 “희생자 가족 불편사항을 받는다” “여기서 봉사활동 하는 의원님들을 지원한다”고 했지만 이용자는 드물었다.
안산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분향소가 너무 썰렁한 게 싫다는 희생자 가족의 의견에 따라 협의 하에 부스를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스가 할 일이 따로 나눠져 있지는 않고 자발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안산=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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