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지지도를 놓고 말이 많다. 여론조사가 들쭉날쭉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번에는 조금 심각한 것 같다. 여론조사 조작설까지 나돌고 있다. 발단은 여론조사 회사인 리얼미터가 세월호 참사 직후인 지난달 18일 ‘박 대통령 지지도 71%’를 발표한 것. 그러자 SNS 공간에 난리가 났다. “20대 이하 171명, 30대 173명, 40대 344명인 반면 50대 759명, 60대 이상 1064명으로 표본 선정이 잘못됐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 세월호 참사의 슬픔과 분노가 치솟는 상황과 지지도 71%가 대비되면서 조작 의혹이 확산됐다. 다급해진 리얼미터가 해명에 나섰다. 이택수 대표는 자사 홈페이지에 ‘국가재난과 대통령 지지율, 그리고 음모론’이라는 칼럼을 올렸다. 골자는 조사 시점이 세월호 침몰(16일) 직후로 구조과정의 혼선이 아직 부각되지 않았고, 구조를 잘 해달라는 기대가 포함된 수치라는 것. 2001년 9ㆍ11 테러 직후 조지 W 부시 대통령 지지도가 39%p 오른 사례도 소개했다.
▦ 논란이 된 응답자 구성비에 대해선 연령별 인구비를 토대로 가중치를 부여해 보정한다는 게 리얼미터의 설명. 실제 대부분 여론조사 기관들이 국가 인구통계에 따라 성, 연령, 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리얼미터는 구조과정의 문제들이 드러나면서 박 대통령 지지도가 67.0%(21일)→61.1%(22일)→56.5%(23일)→54.0%(24일)→56.6%(25일)로 하향 추세로 돌아섰다는 자료도 공개했다. 그러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 다른 여론조사 회사인 리서치뷰는 27일 ‘박 대통령 지지도 39.8%’라고 발표했다. 리얼미터의 28일 조사(57.9%)와 무려 18.1%p나 차이가 난다. 리서치뷰 안일원 대표는 “박 대통령 지지도 50% 이상은 보수 여론이 과다 표집된 것”이라며 “조작됐다기보다는 야권 지지층이 침묵하고 여권 지지층이 적극 답하는 환경 변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리얼미터 질문지와 조사방식의 문제들을 거론했다. 말 많은 여론조사, 국정조사를 하면 어떨까?
이영성 논설위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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