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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오보 목격한 국민들, SNS로 감시자 역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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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오보 목격한 국민들, SNS로 감시자 역할 나섰다"

입력
2014.05.0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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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발한 지 사흘째인 지난달 18일 오전 6시 한 종편 방송에 “해경이 민간잠수부 투입을 막고 있다”는 홍가혜씨의 인터뷰가 나왔다. 하지만 얼마 뒤 그가 과거 도쿄 대지진 때도 비슷한 인터뷰를 한 사진이 공개됐다. 민간잠수부를 사칭한 허언증 환자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결국, 해당 방송사는 공개 사과를 해야 했다.

이 과정의 중심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역할이 컸다. 진상이 밝혀지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반나절. SNS는 집단 지성과 강한 전파력을 바탕으로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여론의 향방을 결정하는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전문가인 조현경(42) 로그인디 대표는 1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사고 후 2주가 지났는데도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에는 세월호 외에는 다른 얘기를 찾기 어렵다”며 “국내에 SNS가 활성화된 이래 가장 오랜 기간, 가장 큰 파문을 불러온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SNS 자체에 감성적인 특성이 있다는 데서 그 이유를 찾았다. 조 대표는 “참사를 목격하며 죄의식을 느낀 국민들이 이슈가 잠잠해지지 않도록 자발적인 참여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SNS를 통해 국민들이 직접 감시자의 역할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SNS를 중심으로 대안언론이 부상하고 있는 점에도 주목했다. 그는 “실제 현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와 기성 언론 보도와의 큰 괴리를 확인하면서 누가 진짜 사실을 보도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이 팽배해졌다”며 “이 과정에서 참신한 방식으로 사실 전달에 힘쓴 일부 매체들에 국민들이 진정성을 느낀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사례로 사고 현장의 실제 목소리를 동영상으로 전달한 뉴스타파, 스토리텔링 방식의 심층보도를 한 디스패치, 사고 현장에서 앵커가 뉴스를 진행하고 실종자 가족을 애도하는 광고를 편성한 JTBC 등을 꼽았다.

그는 “중요한 것은 누가 진실을 보도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대안언론을 선택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라며 “과거 정치적인 맥락에서 대안언론이 주목을 받은 것과 전혀 다른 지형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SNS를 통해 검증되지 않은 루머가 확산되며 사회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아무래도 선정적인 것이 주목을 받는 측면은 있지만 자정 능력이 있다는 점도 확인되고 있다”며 “SNS상의 루머가 기성언론에서 나오는 오보보다 많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2002년 15만 부 판매고를 올린 경영 관련 저서‘아이디어 퍼주는 스푼’을 출간해 문명의 전위부대라 불리는 얼리어텁터 가운데 1세대 원조란 타이틀을 얻었다. 현재는 소셜큐레이션 ‘팬미(FAMme)’서비스로 알려진 소셜미디어 전문업체 로그인디의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이번 사고 여파로 큐레이션 미디어 시대가 빠르게 도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최근 네이버와 다음 등 사업자가 뉴스를 선정하는 기존의 포털사이트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는 추세”라며 “일본에서 각광받고 있는 ‘안테나’서비스처럼 사용자가 직접 관심사를 선택할 수 큐레이션 미디어 시대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SNS가 분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정 대표는 “세월호 소식 외에는 다른 주제를 찾아보기 힘든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답답함을 느낀 이들이 카카오스토리나 인스타그램 등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포착되고 있다”며 “공적, 사적 SNS가 차별화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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