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휴대폰 보조금 경쟁을 벌인 이동통신 3사들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최대 절반 이상 깎여나가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KT는 30일 매출 5조8,461억원, 영업이익 1,520억원을 기록한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2%, 영업이익은 58.6% 하락했다. 이보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SK텔레콤은 1분기에 매출 4조2,019억원, 영업이익 2,524억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7.6% 줄어들었다.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 LG유플러스는 1분기에 매출 2조7,804억원, 영업이익 1,13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1%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8.1% 하락했다.
이처럼 이통사들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이유는 과도한 마케팅 비용 때문이다. 이통 3사가 1분기에 사용한 마케팅 비용은 SK텔레콤 1조1,000억원, KT 7,752억원, LG유플러스 5,511억원이다. 마케팅 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SK텔레콤 21.4%, KT 11.1%, LG유플러스 22.6% 등 이통 3사 모두 증가했다.
마케팅 비용에 여러 가지가 포함되지만 상당 부분 휴대폰 보조금이 차지한다는 것은 통신업계에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를 감안하면 결국 이통 3사들의 치열한 휴대폰 보조금이 마케팅 비용의 증가를 가져왔고, 영업이익 감소라는 부메랑이 돼서 돌아온 셈이다.
문제는 이통사들도 마케팅 비용을 축소해야 실적이 개선된다는 점을 알면서도 이를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는 점이다. 마케팅 비용이 곧 휴대폰 보조금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보조금 전쟁이 치열한 이통 시장에서 보조금을 줄이면 가입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이통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따라서 이날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의 시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스스로 휴대폰 보조금을 줄이기 어려운 만큼 다음달 2일 국회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는 단통법이 통과돼야 인위적으로라도 보조금이 줄어들고, 이통사들의 마케팅 비용도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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