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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우리 왔어…" 생존 학생들, 작별 인사 위해 용기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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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우리 왔어…" 생존 학생들, 작별 인사 위해 용기 냈다

입력
2014.04.3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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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이 잔인한 현실이 꿈이기를 바랐는지 모른다. 그러나 합동분향소에서 꽃다운 삶을 마감한 친구들 얼굴을 마주한 순간 아이들은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의 무게에 짓눌려 오열하고 말았다. 이들이 고통을 극복하고 예전의 활달했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이들에게 큰 상처를 입힌 우리 사회의 어른들의 몫이다. 세월호 참사 생존 단원고 학생과 학부모들이 30일 오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조문하고 있다. 2014.4.30 photo@yna.co.kr/2014-04-30 16:36:01/Media Only <저작권자 ⓒ 1980-201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아이들은 이 잔인한 현실이 꿈이기를 바랐는지 모른다. 그러나 합동분향소에서 꽃다운 삶을 마감한 친구들 얼굴을 마주한 순간 아이들은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의 무게에 짓눌려 오열하고 말았다. 이들이 고통을 극복하고 예전의 활달했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이들에게 큰 상처를 입힌 우리 사회의 어른들의 몫이다. 세월호 참사 생존 단원고 학생과 학부모들이 30일 오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조문하고 있다. 2014.4.30 photo@yna.co.kr/2014-04-30 16:36:01/Media Only <저작권자 ⓒ 1980-201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세월호 침몰 때 구조된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참사 후 보름 만에 영정사진 속 친구와 선생님을 마주했다. 학생들은 가혹한 현실 앞에 말 없이 연신 눈물만 흘렸다.

30일 고대 안산병원에서 퇴원한 단원고 학생 70명은 이날 오후 버스 6대에 나눠 타고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안산 화랑유원지에 도착했다. 합동분향소에는 세월호 침몰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157명, 교사 4명의 영정과 위패가 안치돼 있다.

학생들은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듯한 표정으로 함께 분향소를 찾은 부모의 손을 꼭 잡은 채 차례로 버스에서 내렸다. 모두 잘 다린 교복 차림이었다. 왼쪽 가슴엔 노란색 리본이 달렸다.

제단 가까이 다가선 학생들은 낯익은 얼굴들이 눈에 들어오자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헌화하는 손길이 떨렸다. 학생들은 고개를 높이 들고 제단 앞에 놓인 수많은 영정사진에서 ‘내 친구, 우리 선생님’을 찾아내 가리켰다. 잠시 멈춰 영정사진을 뚫어져라 들여다보던 학생은 이내 고개를 돌렸다. 어깨를 들썩이며 오열하는 남학생을 어머니가 울면서 다독였다. 학생들을 지켜보던 조문객 사이에선 눈물 섞인 탄식이 터져 나왔다. 한 여학생은 조문을 마치고 다시 버스에 오르기 직전까지 몇 번이고 제단 쪽을 물끄러미 돌아봤다. 20여분간 조문을 마친 학생들은 곧바로 심리치료를 위해 안산의 한 수련원으로 이동했다.

이날 퇴원과 함께 이뤄진 단체조문은 학생들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른 것이다. 장동원 생존 학생 학부모 대표는 “아이들이 친구들 가는 길을 꼭 보고 싶다고 자기들끼리 학생 대표까지 뽑아 정한 일”이라고 밝혔다. 의료진도 희생된 친구와 선생님에 대한 애도의 시간을 갖는 게 학생들에게 필요하며, 개별 조문보다는 단체조문이 심리적 충격을 덜 수 있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창수 고려대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입원 초기에 보였던 당황, 혼란 등의 감정은 대부분 사라졌고, 많은 학생들이 스스로 안정을 찾으려 서로 격려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학생들은 오늘 퇴원으로 (일상에) 돌아가는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는 것에 후련해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심리적 문제가 나중에라도 나타날 수 있어 학생들은 고교 졸업 때까지 병원과 학교에서 심리치료를 주기적으로 받을 예정이다.

안산=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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