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사상 첫 원정 8강에 올라가기 위해선 1차전 상대 러시아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도 “1차전 러시아와의 경기에 (월드컵)승부를 걸겠다”라고 수 차례 강조했다. 러시아를 꺾기 위해서는 베테랑 공격수 알렉산더 케르자코프(32ㆍ제니트)를 완벽히 봉쇄해야 한다.
러시아 대표팀의 단점은 국제 경험이 풍부한 선수가 부족하다는 것이 꼽힌다. 하지만 케르자코프는 월드컵, 유럽축구선수권, 해외 리그 등 산전수전을 다 겪은 백전노장이다. 스무살때 2002 한일월드컵을 경험한 케르자코프는 A매치 78기에 출전해 24골을 뽑아냈다. 러시아 대표팀 통산 최다 득점 2위다. 최다 골을 기록 중인 블라디미르 베스차트니흐(26골ㆍ은퇴)와 차이가 2골에 불과해 케르자코프가 브라질 월드컵에서 신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매우 높다. 2002년 3월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발탁된 케르자코프는 러시아가 마지막으로 참가했던 2002 월드컵과 2004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04), 유로 2012 등을 두루 경험했다. 덕분에 실력과 경험을 모두 갖춘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1년 제니트에서 프로에 데뷔한 케르자코프는 세비야(스페인), 디나모 모스크바(러시아)를 거쳐 현재 제니트에서 뛰고 있다. 2006~08년 세비야에서 활약할 때 소속 팀의 유럽축구연맹(UEFA)컵(현 유로파리그), 코파델레이(국왕컵)우승을 차지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등 빅 클럽들의 러브콜을 받기도 했지만 2010년 1월 친정팀 제니트로 돌아왔다. 그 해 케르자코프는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에서 32경기 출전해 23골을 뽑아내는 화력을 앞세워 팀을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대표팀 경력으론 2006 독일 월드컵 예선부터 부동의 제1공격 자원으로 이름을 날렸다. 자국에서 열린 유로 2008에서 슬럼프를 겪으며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했지만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예선부터 대표팀에 복귀해 공격의 선봉에 나서고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예선 10경기에도 모두 출전해 팀 내 가장 많은 5골을 넣었다. 러시아는 주로 ‘4-3-3’이나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데 최전방은 항상 그의 몫이었다. 러시아는 강호 포르투갈을 제치고 유럽지역 예선 F조 1위를 차지해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케르자코프는 최근 AP통신에 “벨기에는 유럽 예선에서 크로아티아를 무너뜨리는 등 매우 위협적인 팀이다. 한국도 절대 과소평가해서는 안 되는 팀이다”라고 깊은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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