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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인종 차별 발언 구단주 영구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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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인종 차별 발언 구단주 영구 퇴출

입력
2014.04.3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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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계가 때아닌 인종차별 발언과 행위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미국 프로농구(NBA) LA 클리퍼스의 구단주 도널드 스털링(80)이 최근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네가 (흑인들과) 잠을 자든 뭘 하든 상관없지만, 공개적인 자리에 같이 다니지 마라” “내(LA 클리퍼스) 경기장에 흑인과 함께 오지 마라”라고 말한 음성파일이 공개돼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아담 실버 NBA 커미셔너가 30일(이하 한국시간) 뉴욕의 NBA 사무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털링을 영구 퇴출하고 벌금 250만달러(약 26억원)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스털링은 자신이 소유한 클리퍼스 사무실과 시설에도 출입할 수 없고, 관련사업과 선수영입에도 일체 관여할 수 없다. 스털링 구단주는 “징계 내용을 전적으로 수용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LA 클리퍼스 측도 “이제 치유의 과정이 시작돼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공교롭게도 대서양 건너 유럽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 28일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와 비야레알의 경기가 열린 스페인 비야레알의 엘 마드리갈 경기장. 바르셀로나의 수비수 다니 아우베스(31)가 코너킥을 위해 코너 플래그로 다가가자 비야레알 팬들이 그에게 바나나를 던졌다. 경기장에서 바나나는 유색 인종을 조롱하는 상징물로 통한다. 그러나 아우베스는 바나나를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집어 들고 껍질을 벗긴 뒤 한입 베어 먹었다. 아우베스의 침착하고 대범한 행동에 감동받은 루이스 수아레스, 세르히오 아게로, 네이마르 다 실바 등 축구 스타들과 유명인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바나나를 먹는 사진이나 격려의 말을 올리면서 지지에 나서는 등, 파문이 확산되자 비야레알 구단은 29일 바나나를 투척한 팬에게 ‘경기장 영구 출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도 자신의 트위터에 “아우베스가 참아낸 것은 분노였다”며 “우리는 모든 종류의 차별과 싸울 것이며 월드컵에서 차별은 절대로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미 스포츠전문 주간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30일, 이와 관련 ‘자격정지 혹은 영구퇴출 된 악동 25인’을 선정해 눈길을 끌고 있다.

스털링을 맨 윗자리에 올려놓은 SI는 프로풋볼(NFL) 애틀란타 팰컨스의 퀴터백 마이클 빅(34)을 두 번째 명단에 내세웠다. 빅은 2007년 자신의 집에서 투견장을 운영하다가, 불법도박과 동물학대 혐의 등으로 징역 21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은 악동이다. 유명스타에서 하루아침에 범죄자로 추락했지만 빅은 출중한 기량으로 2009년 필라델피아 이글스로 이적해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의 전 감독 피트 로즈(73)가 다음 자리를 넘겨받았다. 로즈는 1989년 도박과 승부조작 혐의로 영구 제명돼, MLB 최다안타(4,256개)기록을 남겼지만 명예의 전당 입성 기회마저 박탈당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금지약물을 복용한 벤 존슨(53)이 빠질 리 없다. 존슨은 100m를 9초79에 주파해 당시 세계신기록을 세웠으나 도핑검사 결과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것이 들통나 메달과 기록이 수포로 돌아갔다. 존슨은 1991년 다시 트랙으로 돌아왔으나 2년 후에도 금지약물에 손을 대, 영구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한때 ‘사이클의 황제’로 칭송받던 랜스 암스트롱(43)도 불명예 명단에 합류했다. 약물의 힘을 빌린 암스트롱 역시 투르드 프랑스 7회 챔피언 타이틀을 박탈당했다. 뉴욕 양키스의 거포 알렉스 로드리게스(39)도 같은 혐의로 162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아 올시즌을 통째로 쉬고 있다.

여자선수론 ‘악녀’ 토냐 하딩(44)이 빠질 수 없다. 하딩은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미국 여자피겨 대표 선발전에서 자신의 전 보디가드에게 라이벌 낸시 케리건(45)의 무릎을 공격하도록 사주했다. FBI의 수사결과 전모가 드러나자 하딩은 피겨계를 떠나야 했다. 무하마드 알리(72)는 베트남전 참전거부 ‘괘씸죄’로 선수생활 황금기를 잠시 접어야 했다. 알리는 챔피언타이틀을 빼앗긴데 이어 하급심에서 5년의 실형을 언도 받았지만 3년여 법정투쟁 끝에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1971년 링으로 복귀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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