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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 투자 서방 기업 '맞제재'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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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 투자 서방 기업 '맞제재' 준비

입력
2014.04.3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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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연합(EU)의 3차 러시아 제재에 맞서 친러시아 무장세력이 일제히 관공서 점거에 나서는 등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는 자국 에너지 분야에 투자한 서방기업을 보복 제재할 가능성을 내비쳤고 미국은 러시아에 대항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의 단합을 요청하며 맞불을 놨다.

러시아 국경과 25㎞ 떨어진 루간스크시의 민병대 3,000여명은 서방의 제재 발표 다음날인 29일(현지시간) 지방정부 청사에 난입했다. 이달 6일 국가안보국 청상에 이은 두 번째 관공서 무력점거다. 도네츠크 민병대도 이날 시청과 경찰서를 추가로 점거하고 친정부 시위대를 집단폭행했다. 인근 5개 도시의 정부 청사도 점거됐다는 러시아 국영통신 보도도 나왔다. 이 과정에서 현지 경찰은 무대응으로 일관, 우크라이나 정부가 동부지역에 대한 치안 능력을 상실했다는 분석을 뒷받침했다.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대통령 권한대행도 이날 “동부 지역 사법당국의 대다수가 시민 보호 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한계를 인정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단원 7명을 억류 중인 슬라뱐스크는 러시아군 장교가 지휘하는 것으로 보이는 크림반도 군대가 파견돼 사실상 민병대의 군사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슬라뱐스크 시장을 자처하고 있는 뱌체슬라프 포노마료프는 “EU가 민병대원들에 대한 제재를 풀어야 인질들(OSCE 단원)을 석방할 수 있다”며 이번 일제 공격이 제재에 대한 보복임을 시사했다. EU의 제재 명단에 새로 포함된 15명 중 5명은 루간스크 및 도네츠크의 민병대 간부다.

벨라루스에서 열린 관세동맹 정상회의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서방의 제재와 관련해 “현 상황이 계속된다면 에너지 등 러시아 핵심 산업에서 누구와 어떻게 일할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에 투자한 서방 기업의 활동에 제동을 거는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예컨대 이고르 세친 회장이 제재 대상에 오른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즈네프트는 미국 엑손모빌과 북극 유전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푸틴은 다만 “몇 가지 대응안이 이미 마련됐지만 아직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압박 수위를 조절했다. 푸틴은 이 자리에서 슬라뱐스크 민병대에 OSCE 단원 석방을 요청하기도 했다.

미국은 존 케리 국무장관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동시에 러시아 비난에 나섰다. 케리는 이날 워싱턴의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에서 가진 연설에서 “러시아는 제네바합의를 준수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은 채 위기만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NATO가 우크라이나 및 러시아 주변의 동맹국을 위기에서 보호해야 한다며 “NATO 영토는 불가침 영역이며 마지막 한 점까지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이 에너지 독립을 통해 러시아를 고립시켜야 한다며 에너지원 다양화, 송유관ㆍ석유비축고 등 인프라 강화 등을 제안했다.

미국 국방부는 헤이글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의 통화에서 “러시아 영향권에 있는 비정규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소요를 일으키고 있다”며 개입 중단을 요구했다고 29일 밝혔다. 한편 쇼이구가 전날 헤이글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접경에 배치된 러시아군은 훈련이 끝나는 대로 원대복귀할 것”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NATO는 “러시아군이 철수했다는 정보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훈성기자 hs0213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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