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부터 방송가를 휩쓸고 있는 것은 바로 ‘먹는 방송(먹방)’입니다. 원조 먹방 배우 하정우부터 최근 예능에서 대세로 떠오른 꼬마 스타 추사랑까지 모두 맛깔스럽게 먹는 모습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사실 먹방의 원조(?)는 식품업계 광고입니다. 원래 식품 광고의 목적이 제품의 맛과 품질을 강조해 소비자들이 제품을 직접 구입해서 먹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식품업계의 선택은 화창한 나들이 장소나 깔끔한 식탁에서 가족, 친구, 연인들이 함께 푸짐하게 음식을 먹는 장면을 보여주는 게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전통적 식품 광고의 형식을 깨고 검정색을 배경으로 한 CF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습니다.
버거킹이 3월초부터 선보이고 있는 햄버거 광고 ‘말이 필요없다’(사진) 편은 패스트푸드 광고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경쾌하고 코믹한 분위기 대신 검은색 배경으로 꾸몄습니다. 검정 배경에 검정 정장을 입은 배우 이정재가 말 한마디 없이 햄버거를 먹는 장면으로만 구성했는데, 광고 이후 이 햄버거가 100만개 이상 팔려나갔다고 합니다.
CJ제일제당의 ‘CJ알래스카연어캔’(사진) 새 광고는 100% 자연산 연어에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아 고급스러운 제품임을 강조하기 위해 검정색 배경에 검정 정장을 입은 배우 이서진이 나와 자연산 연어를 놓고 곰과 결투를 벌이는 것으로 꾸몄습니다.
이외에 롯데주류의 첫 맥주 브랜드인 ‘클라우드’는 이달 초 선보인 광고에 검정색 배경에 부드러운 하얀색 맥주 거품을 대비시켜 제품의 특징을 강조했고, 오비맥주도 지난 해 하반기 선보인 ‘OB골든라거 광고’에서 흑백 배경에 맥주만을 황금색으로 보여줘 제품에만 몰입하게 했습니다.
이처럼 식품광고에 검정색을 쓰는 이유는 진중한 분위기를 조성해 신뢰감을 높여주면서 제품의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검정색 배경에 제품의 색을 강조하면 제품을 부각시켜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죠. 제일기획에 따르면 햄버거나 연어 광고에 모델이 검정색 정장을 입고 등장하는 것은 조금 불편해 보이지만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설정에서 기획된 것이라고 합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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