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휴대폰과 반도체 사업 호조로 1분기에 8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1분기가 전자업계의 계절적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실적이다.
삼성전자는 29일 1분기에 매출 53조6,800억원, 영업이익 8조4,900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3% 늘었고 영업이익은 3.31%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대부분은 휴대폰 사업(IM) 부문에서 나왔다. IM 부문은 분기 실적으론 사상 최대인 8,9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한 덕분에 6조4,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전체 영업이익의 75.7%를 차지했다. 하지만 전년 동기(6조5,100억원)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1.2% 줄었다.
많이 팔고도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중국업체들의 저가 공세 때문이다. 이 바람에 삼성전자의 세계 시장 점유율도 2009년 4분기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분기 31.2%를 기록, 전년 동기(32.4%)보다 1.2% 포인트 떨어졌다. 2위 애플도 전년 동기 대비 2.2% 포인트 떨어진 15.3%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의 화웨이와 레노버는 저가폰 판매에 힘입어 4.7% 점유율로 나란히 3위를 차지했다.
반도체도 D램의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안정화돼 전년 동기(1조700억원) 대비 82.2% 증가한 1조9,5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TV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가전(CE)은 영업이익이 1,900억원으로 전년 동기(2,300억원)보다 17.4% 줄었다.
문제는 액정화면(LCD)으로 대표되는 디스플레이 패널(DP) 사업이다. DP부문은 전년 동기에 7,700억원 영업이익에서 1분기 영업손실 80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 제조업체들의 구매 감소로 패널 가격이 떨어진 탓”이라고 말했다.
2분기 실적은 개선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브라질 월드컵에 따른 TV특수와 ‘갤럭시S5’ 등 신형 스마트폰 판매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1분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패널에 총 5조4,000억원을 투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시설 투자 계획은 아직 미정이지만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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