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에 빠져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경기도당 사무처 간부들이 만취 상태에서 폭행 시비에 휘말렸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간부들은 반주로 소주 몇 잔만 마셨고, 길 가다 취객들에게 봉변을 당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2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새누리당 경기도당 사무처 간부 A씨 등 3명은 세월호 침몰 참사 발생 사흘 뒤인 19일 오전 1시30분쯤 112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분당구 정자동에서 2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 이들은 전날 오후 11시30분쯤 수원 경기도당 사무실에서 경기지역 공천심사위원회를 마치고 분당으로 옮겨 술자리를 가진 직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폭행 가해자를 찾았지만 이미 도주한 뒤였고, A씨는 입술 등이 찢어져 인근 병원에서 5바늘 가량 꿰매는 치료를 받았다.
당시 현장 목격자들은 A씨 일행이 만취 상태였고 취객들과 서로 시비가 붙어 몸 싸움하는 과정에서 폭행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목격자 B씨는 “3명이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만취한 상태였고 술 냄새가 심하게 났다”며 “이후 편의점 앞을 지나다가 다른 취객과 시비가 붙어 주먹이 오갔다”고 말했다. A씨 일행을 만난 경찰관도 이들에게서 술 냄새가 많이 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A씨 등은 식사를 하면서 반주 삼아 소주 몇 잔만 마신 것이라며 반박했다. A씨는 “공천심사위원회를 마치고 늦게 식사를 하면서 세월호 침몰 사고에 가슴 아파 3명이 반주 삼아 소주 1병을 시켜 나눠 마셨다”며 “만취해 몸을 가누기 힘들었던 것이 아니라 나는 폭행을 당해서 몸을 가누기 힘들었던 것이고, 나머지 2명은 너무 놀라 경기(驚氣)를 해서 몸을 가누지 못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로 시비가 붙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A씨는 “젊은 애들 2명이 느닷없이 폭행을 가했는데 2명 모두 덩치가 크고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우리는 주먹 한번 휘두르지 못한 채 맞을 수밖에 없었다”며 “말 그대로 ‘묻지마 폭행’으로 우리는 피해자일 뿐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 화면 등을 조사해 달아난 2명을 파악하고 있다.
성남=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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