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푸스한국은 2010년 4월 서울 삼성동 사옥 지하에 첨단 음향 시설을 갖춘 250석 규모의 클래식 전용 공연장인 ‘올림푸스 홀’을 개관했다. 대기업도 아닌 외국계 기업 한국지사가 3년 넘게 공사해 강남 한복판에 클래식 전용 공연장을 지었을 때 주변에서는 모두 놀라며 ‘왜’라는 질문을 쏟아냈다. 올림푸스한국이 숱한 물음표 속에서 파격 실험을 시작한 지 4년이 지난 지금 과연 이 회사는 어떤 성과를 거뒀을까.
이 회사가 직접 기획해 진행하는 공연은 매번 자리가 90% 이상 차고, 외부기관이 빌려 진행하는 공연은 연말엔 100%, 평상시도 80% 이상 예약이 찰 만큼 인기가 높다. 뛰어난 음향 시설이 입소문을 타면서 성악가 조수미, 피아니스트 손열음 등 국내외 내로라는 음악가들의 단골 녹음 장소로 쓰일 정도다. 이 뿐 만이 아니다. 실력파 성인 클래식 음악가 7명으로 구성된‘올림푸스 앙상블’은 다양한 재능 기부 활동으로 최근 문화체육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부터 ‘자라나는 예술나무상’을 받았다. 그 때문인지 공연장 운영을 계획중인 대기업부터 중소기업들도 앞다퉈 이 회사를 벤치마킹할 정도다.
올림푸스홀이 좋은 평가를 받는 데는 ‘문화사업팀’의 공이 컸다는 게 회사 안팎의 평가다. 성악 전공의 베테랑 공연기획가 고화진 팀장을 비롯해 음향설계 경력자 출신으로 무대 전체 관리를 맡은 이동렬 과장과 공연장 관리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5명의 문화사업팀은 모두가 정규직 사원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고 팀장은 28일 “하드웨어(시설)만 좋다고 공연장이 잘 돌아갈 수 없다”며 “소프트웨어(공연, 부대 행사 프로그램 등)가 잘 어우러져야 하고, 이 역할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정규직 직원으로 팀을 꾸렸다”고 설명했다. 고 팀장은 외국계 카메라 회사가 왜 클래식 전용 공연장을 만들어 운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구호물품 전달 등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회공헌 활동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이 클래식을 좀 더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문화’사회공헌 활동은 올림푸스가 추구하는 예술에 대한 열정과 특유의 가치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음향설계 전문가로 올림푸스의 문화 열정에 매료돼 팀에 합류한 이동렬 과장은 누구보다 홀의 구석구석을 꿰뚫고 있다. 그는“이 홀은 연주가의 악기가 내는 소리의 잔향, 객석 배치는 물론 스피커, 에어컨 공조 시스템까지 세심하게 고려해 설계됐다”며 “소음과 진동의 영향을 받지 않게 국내 공연장 중 드물게 ‘플로팅 설계’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올림푸스한국은 올해 다양한 문화 사회공헌 활동을 준비 중 이다. 고 팀장은 “올해 앙상블 연주가들이 기초생활 수급자 아이들을 대상으로 직접 레슨에 나서고 발달장애 아동들로 꾸려진 오케스트라와 협연 등을 통해 소외계층 아이들과의 소통 기회를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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