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나 밴드의 앨범, 드라마의 시즌2, 영화의 속편 등 첫 번째 결과물의 성공에 탄력을 받아 제작된 두 번째 작품은 흥행이 부진한 경우가 많다. 이른바 ‘소포모어’(sophomore) 징크스다.
이는 스포츠에서도 많이 적용된다. 상대 팀에 장ㆍ단점이 그대로 노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만큼은 다른 기류가 흐르고 잇다. 오히려 업그레이드된 기량을 앞세워 전편을 뛰어 넘는 속편을 제작할 분위기다.
프로야구 NC의 시즌 초반 돌풍을 주도하고 있는 주인공은 지난해 신인왕 이재학(24)과 ‘리틀 추신수’나성범(25)이다. NC의 토종 에이스로 지난해 10승5패에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8의 빼어난 성적을 올린 이재학은 올핸 3명의 외국인 선발마저 제치고 융숭한 에이스 대접을 받고 있다. 5경기에 등판해 승운이 따르지 않아 2승(1패)만 올렸으나 전체 3위의 평균자책점(2.34)이 말해주듯 지난해보다 한층 진일보한 실력으로 무장했다. 상대 에이스와 잇따라 맞붙고도 주눅들지 않는 두둑한 배짱까지 겸비해 2년차 징크스를 비웃고 있다. 나성범(25)도 프로 2년차 성적이 더 눈부시다. 28일 현재 23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3푼3리(96타수 32안타)에 5홈런, 14타점을 기록 중이다. 최다안타는 전체 1위다. 타격이 한층 정교해졌다.
지난해 두산의 ‘히트상품’유희관(28) 역시 올 시즌 5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1위(2.04)의 무결점 투구를 벌이고 있다. 2009년 입단한 중고신인유희관은 “올해 6년차다. 2년차 징크스가 있을 수가 없다”고 농담을 건넬 정도로 여유까지 생겼다.
반면 미국에서 돌아와 지난해 LG 유니폼을 입은 류제국(31)은 올 시즌을 앞두고 “2년차 징크스를 조심해야 된다”고 입버릇처럼 말해 왔지만 아직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한 모습이다. 그는 5경기에 등판했지만 1승도 신고하지 못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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