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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 재건축 대신... 낡은 도심 리모델링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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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 재건축 대신... 낡은 도심 리모델링 한다

입력
2014.04.2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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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창신ㆍ숭인동 주택가는 소규모 봉제공장이 밀집해 있고, 도로는 자동차 2대가 교행이 안 될 정도로 좁다. 주차난도 심각하다. 하지만 2017년까지 주민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영주차장이 마련되고, 봉제 마을기업을 육성해 그 수익으로 주거여건 개선에 우선 투자하게 된다. 게다가 마을 뒤편에 자리잡은 30여m 높이의 바위절벽에는 암벽등반 시설을 설치해 마을의 명소가 된다.

이런 변화는 정부가 추진하는 도시재생선도지구로 이 지역이 지정되면서 꿈꿀 수 있게 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국무총리 소속 도시재생특별위원회 심의를 거쳐 28일 서울 종로구를 비롯 전국의 낙후된 구도심 13곳을 도시재생선도지구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개발계획은 ‘주민참여형 도시재생’이란 점에서 이제까지 번번히 실패한 이전의 관주도 구도심 개발계획과 다를 것이라 밝혔지만, 과거 실패 정책과 차별성을 찾기 힘들다는 의견도 적지 않아 성공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할 듯 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달 지자체를 상대로 공모한 결과 86개 지역이 신청했으며, 도시재생이 시급하고 주변지역에 대한 파급효과가 높은 지역을 최종 선도지역으로 뽑았다”고 밝혔다. ▦도시경제기반형 선도지역에 부산 동구와 충북 청주 상당구 2곳이 ▦근린재생형에는 서울 종로구, 광주 동구, 강원 태백시 등 11곳이 선정됐다. 국토부는 다음달부터 주민과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실행계획인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수립하고 9월쯤 사업에 착수해 2017년까지 4년간 진행하게 된다.

구체적인 계획 수립 전이지만 개발 방향은 지자체가 작성한 ‘재생선도지역 선정을 위한 구상서’에서 미리 찾아 볼 수 있다.

부산 동구는 관광테마거리 조성과 부산근대문화유산 관광자원화 사업 등으로 변신을 시도한다. 청주 상당구는 내덕 1,2동ㆍ우암ㆍ중앙동 일원에 걸친 15.8㎢의 폐연초공장을 문화타운으로 리모델링하고 시민예술촌을 조성해 슬럼화된 주거지를 문화ㆍ관광지로 바꾼다. 광주 동구는 철길 주변 낙후지역 발전을 위해 갈마촌 예술마을을 조성하고 보행자전용도로인 푸른길문화광장을 조성한다. 강원 태백시는 건축물 110여동에 광부를 주제로 한 벽화를 그려 관광자원화하고 공실률이 높은 통리장터 상가를 매입해 리모델링한 후 상권을 살리겠다는 복안이다.

개발은 민간이 제안하면 정부와 지자체가 사업비를 전액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정부는 부동산 경기침체로 사실상 중단상태인 뉴타운과 재건축 사업을 대체할 도심 개발방안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의 평가는 미지근하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테마거리 조성사업 등 이미 여러 곳에서 진행되고 있고 관이 개입해 성공한 지역개발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낙후된 주거여건이 개선되면 장기적으로 그 지역 부동산 가치가 오르겠지만, 국비지원이 한 지구 당 60억~250억원에 불과해 단기적인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다가 지자체가 재생선도지역에 선정되기 위해 현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란 개념을 억지로 끼워 놓은 사업 항목들이 눈에 띄고, 지붕경관 조성과 골목정비 등 선도지역에 선정되지 않더라도 집행해야 할 일반적 사업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구체적 계획 수립 전까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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