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 러시아 시위대가 점거한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 루간스크가 독립을 선언했다.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28일 “친 러시아 시위대 수 백명이 루간스크 중심가에 모여 ‘루간스크인민공화국’ 주권 선언서를 채택ㆍ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는 다음 달 11일 독립을 선언한 다른 동부 도시 도네츠크, 하리코프와 함께 자치독립 여부를 묻는 찬반 주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맞서 러시아에 평화유지군 파견을 요청할 계획이다.
앞서 21일 루간스크주 각 도시에서 선출된 주민 대표들은 주도인 루간스크에 모여 ▦지금처럼 중앙정부의 통제를 받는 주 지위를 유지할지 아니면 자치주 지위를 획득할지를 결정하고 ▦18일 러시아 연방으로 편입할지를 결정하는 2단계 주민투표안을 제시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에서는 친 러시아 민병대원 수십 명이 지역 TV방송국과 라디오 방송국을 장악했다. 이들은 “러시아 방송은 진실을 보도하고, 도네츠크의 방송도 그렇게 하길 요구한다”며 러시아 채널 방송을 시도하고 있지만, 방송국 대표는 “아직 채널이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선전용으로 이용될 소지가 있는 러시아 방송을 금지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동부 슬라뱐스크에서 친 러시아 민병대에 의해 억류됐던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감시단원 8명 중 1명이 석방됐다. OSCE 협상단은 27일 슬라뱐스크의 한 공공건물에서 스웨덴 출신 단원인 토마스 요한손 중령과 함께 빠져 나와 대기하던 차량 편으로 떠났다. 민병대 관계자는 “당뇨병을 앓고 있던 이 요원을 인도적 차원에서 석방했다”며 “독일, 폴란드, 체코, 덴마크 출신의 다른 OSCE 감시단원 7명에 대한 석방 협상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억류자들이 가능한 빨리 풀려날 수 있도록 러시아가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에 압력을 가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억류자 중 4명이 독일인이다. 민병대는 우크라이나 당국에 민병대 포로와 감시단원의 맞교환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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