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봉을 내려 놓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팀 분위기 쇄신을 꾀한 김기태 전 감독의 승부수가 통한 것일까. LG가 개막 한 달 만에 시즌 첫 위닝시리즈(3연전 2승 이상)를 달성하며 반격의 서막을 열었다. 김 전 감독의 사퇴로 침울했던 덕아웃엔 활기가 되살아나기 시작했고, 짜릿한 1점 차 역전승을 거두며 지난해 끈끈했던 팀 컬러도 회복해가는 느낌이다.
LG는 27일 잠실 KIA전에서 0-1로 뒤진 8회말 집중력을 앞세워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주말 KIA와의 3연전으로 8개 구단과 모두 한 번씩 맞붙어 본 LG가 3연전에서 2승 이상을 수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땅에 떨어졌던 분위기를 추스르는 데 성공한 LG는 한번 ‘신바람’을 타면 걷잡을 수 없는 상승세를 탈 수도 있는 팀이어서 희망의 5월을 꿈꾸고 있다. LG는 지난 시즌에도 5월 중순부터 10연속 위닝시리즈에 성공한 끝에 11년 만의 가을 티켓을 거머쥐었다.
양 팀 선발 리오단(LG)과 임준섭(KIA)의 호투 속에 팽팽하게 전개되던 0의 균형은 KIA가 먼저 깼다. KIA 7번 김주형은 8회 선두타자로 나가 리오단의 3구째 141㎞ 짜리 직구를 걷어 올려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5m 짜리 시즌 1호 홈런을 때렸다. 하지만 LG는 8회말 반격에서 정의윤의 적시타로 균형을 맞춘 뒤 대타로 나선 ‘큰’ 이병규의 내야 땅볼로 결승점을 뽑았다. 9회 등판한 LG 마무리 봉중근은 1사 1ㆍ3루 위기에 몰렸으나 1루 대주자 강한울을 견제로 잡아 불을 껐다. 리오단은 8이닝 1실점으로 막아 한국 무대 첫 승을 거뒀다.
목동에서는 선발 장원삼이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삼성이 넥센을 2-1로 따돌렸다. 시즌 3승(1패)째를 올린 장원삼이 친정팀 넥센전에서 승리하기는 2012년 7월27일 대구 경기 이후 640일 만이다. 삼성 마무리 임창용은 2-0으로 앞선 8회 2사 후 등판해 1.1이닝을 1안타 2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막고 3세이브(2승)째를 수확했다. 관심을 모았던 박병호와 첫 대결에서도 5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NC는 창원에서 이호준의 쐐기 투런 홈런포를 앞세워 두산에 6-0 완승을 거뒀다. 이호준은 개인 통산 25번째로 600 볼넷도 기록했다. 부산에서는 롯데가 돌아온 에이스 장원준의 쾌투로 SK를 3-1로 물리쳤다. 경찰청 복무 후 올 시즌 복귀한 장원준은 7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솎아내며 5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아 3승째를 올렸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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