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궁이 그간 소외된 컴파운드 종목에서도 세계 최강의 자리에 근접했다.
한국은 27일 중국 상하이에서 막을 내린 세계양궁연맹(WA) 1차 월드컵에서 컴파운드 여자 개인전과 혼성부 금메달,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획득해 이 종목 최강인 미국(금2ㆍ은1ㆍ동1)에 이어 종합 2위를 차지했다.
한국양궁의 주류는 리커브 종목이다. 반면 컴파운드 종목은 취미로 활을 쏘는 동호인을 합쳐도 선수가 160여 명에 불과한 불모지다. 그러나 리커브에서 전향한 최보민(30ㆍ청원군청)이 깜짝 성과를 거뒀다. 최보민은 이번 대회에서 개인전 금메달, 단체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랭킹 13위 최보민은 26일 열린 여자부 8강전에서 랭킹 1위 에리카 존스(미국)를, 결승전에서 랭킹 3위 사라 로페스(콜로비아)를 연파했다.
특히 결승전에서 강한 비바람이 불어 로페스가 첫 세 발에 0점을 기록했지만 최보민은 흔들리지 않는 기본기를 자랑했다. 최보민은 원래 최은영이라는 이름으로 2006~08년 리커브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금메달, 월드컵 파이널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08년 시위를 당기는 오른쪽 어깨를 심하게 다쳐 은퇴 위기에 몰렸다. 양궁에 대한 애착을 버릴 수 없는 그는 컴파운드로 전향했다. 리커브는 시위를 어깨 힘으로 계속 당기고 있다가 놓지만 컴파운드는 시위를 당겨 고정했다가 격발 스위치를 누른다. 시위를 당길 때 손바닥이 턱을 향하는 리커브와 달리 컴파운드는 손등이 턱을 향해 힘을 쓰는 신체 부위도 다르다. 발사 방식이 다른 컴파운드로 종목을 바꾸자 아픈 어깨를 쓰지 않고 활을 쏠 수 있게 됐고, 새 출발의 의미를 담아 이름도 은영(恩永)에서 보민(輔珉)으로 바꿨다. 최보민은 컴파운드로 전향한 이후 이번 월드컵에서 첫 개인전 정상에 올랐다. 컴파운드는 올림픽과 전국체전 종목은 아니지만 9월 열리는 인천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도입돼 한국 양궁은 전통의 메달 밭인 리커브와 함께 금메달 사냥에 청신호를 켰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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