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LG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한 현역 선수 명단에는 여전히 김기태(45) 전 LG 감독의 이름이 남아 있었다. 지난 23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급작스럽게 지휘봉을 내려 놓은 김 전 감독을 대신해 조계현 감독대행이 5경기째 선수단을 이끌고 있지만 LG의 공식 승패 기록은 김 전 감독에게 돌아간다.
KBO 관계자는 “이미 떠난 감독에게 승패 기록을 추가하는 것도 넌센스지만 LG가 공식 발표를 미루고 있어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백순길 LG 단장은 “아직 사표 수리가 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지만 백 단장도 26일 김 전 감독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그럼에도 LG가 이날 경기 엔트리에서도 김 전 감독을 빼지 않은 이유는 분명하다. 김 전 감독에 대한 ‘예우’의 표시다. 모두가 말리는 사퇴를 결정한 감독을 곧바로 엔트리에서 제외하면 자칫 매정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LG 관계자는 “일주일 정도 엔트리에 남겨 놓는 것이 마지막 예의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감독은 26일 사복차림으로 잠실구장을 찾아 선수단과 작별 인사를 했다. 김 전 감독은 이날 KIA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는 단장 등 프런트와 코치진, 선수단을 만나 짧은 인사를 나눴다. 김 전 감독은 하루 앞선 25일 오전에는 감독실의 짐을 정리했고, 이날 사퇴 후 처음으로 선수단과 프런트를 만난 것이다. 김 전 감독은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힘내라”라는 말을 남기고 야구장을 빠져나갔다. 김 전 감독은 신변을 정리한 뒤 다음주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떠날 계획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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