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아들을 죽인 원수를 사형 직전에 용서하고 목숨을 살려준 이란 여성 사메레 알리네자드(본보 4월18일자 16면)가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마음은 평온해졌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알리네자드는 지난 2007년 시장통에서 시비 끝에 자신의 큰아들인 압둘라 후세인자데(당시 18세)를 흉기로 찔러 죽인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은 20대 청년 발랄에게 따귀 한 대로 모든 죄를 덮어주었다.
알리네자드는 25일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15일 이란 북부 마잔다란 주의 작은 마을 로얀에서 진행된 원수의 사형집행 당일까지도 용서를 할 것인가를 두고 갈팡질팡했다고 전했다. 사형집행 열흘 전 큰아들이 꿈에 나타나 ‘사형은 집행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했는데도 막상 그 뜻을 존중해줄 자신은 없었다는 것이다.
알리네자드 부부는 사형집행일에 교수대 위에 올랐다. 남편이 발랄에게 “마지막 말을 하라”고 하자, 부모를 위해 부디 살려달라고 외치는 발랄의 모습에 알리네자드는 화가 나기도 했다. 그러나 알리네자드는 의자를 걷어차는 대신 의자 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발랄의 따귀를 때렸다. “그 순간 마음속에서 분노가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눈물이 터져 나왔어요. 남편을 불러 목을 죈 밧줄을 풀어주라고 했죠.”
발랄은 여전히 창살 안에 있다. 피해자 가족의 용서가 목숨을 구해줄 순 있지만 형 자체를 줄여주진 않기 때문이다. 그날 발랄을 용서한 뒤 알리네자드는 아들의 무덤으로 향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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