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6일 서울 용산의 한미연합사령부를 찾았다.
양국 정상이 대북 군사대비태세의 심장부인 연합사를 함께 방문한 것은 1978년 부대 창설 이래 처음이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임박 징후가 농후한 상황에서 한미간 확고한 공조체제를 과시하고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김정은 체제가 무모한 선택을 하지 않도록 최대한 압박하기 위한 의도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커티스 스카파로티 사령관으로부터 한반도 안보 현황을 보고 받은 뒤 “북한의 무력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라 이번 방문이 더욱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확고한 한미연합 방위태세로 북한이 감히 도발할 수 없도록 강력한 억제력을 계속 유지해주시기 바란다”며 “여러분을 굳게 믿고 있다. 우리는 함께 간다(We go together)”라고 강조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수십 년간 함께했던 노력과 희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면서 “한미동맹은 양국 국민과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힘을 지닌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방명록에 “60년 넘게 한미연합군은 공동의 자유를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았다”며 “우리는 함께 갈 것이며 우리의 동맹관계는 결코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한미 양국 정상이 25일 회담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한 목소리를 낸데 이어 연합사 방문을 통해 한미동맹의 결속을 강조한 것은 그만큼 북한의 4차 핵실험 위기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지난 23일과 25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상공에서 찍은 위성사진을 분석해 “북한이 수일 내에 핵실험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남쪽 갱도와 주 지원구역에서 특정한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ISIS는 며칠 전 사라졌던 갱도 입구의 위장막에 대해 “남쪽 갱도 위에 위장막으로 보이는 것이 있다”며 “이는 이곳에 무언가를 숨기려 한다는 점과 4차 핵실험이 이곳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해 2월 3차 핵실험 직전에도 갱도 입구의 위장막 설치와 해체를 반복했었다.
군 관계자는 27일 “오바마 대통령이 26일 한국을 떠났지만 북한 핵실험은 여전히 초읽기 상태”라며 “앞으로 3, 4일 정도가 최대 고비”라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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