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구입비 11년 만에 최저...한 달에 2권도 안 사

각 가정이 한 달에 책을 2권도 채 안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도서구입비는 1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7일 통계청의 가계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인 이상 가구가 매달 책을 사는데 쓴 돈은 1만8,690원으로 전년(1만9,026원)보다 1.8% 줄었다. 책의 평균 가격이 1만4,678원(2013 출판 통계)인 걸 감안하면, 각 가정마다 한 달에 겨우 책 1권 가량을 산다는 얘기다.

이는 전국 가구 대상 조사가 이뤄진 2003년(월 2만6,346원) 이후 가장 낮다. 그나마 2만원선을 유지하던 가구당 도서 구입비용은 2012년부터 1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이로 인해 지난해 서적 출판업의 생산지수(94.4)가 기준점인 100을 밑도는 등 출판업계의 부진도 지속되고 있다.

소득이 적은 가계일수록 책 구매에 인색했다. 지난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계는 책을 사는데, 월평균 5,278원을 썼다. 1년 전보다 12.9%나 감소한 수치다. 반면 상위 20%에 속한 가계는 전년보다 9% 늘어난 3만1,60원을 도서구입비용으로 지출했다. 전반적으로 경기침체가 원인이겠지만, 소득격차로 인한 학습격차까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난해 성인 연평균 독서량은 9.2권으로 2년 전보다 0.7권 줄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 정치권에서는 도서구입비 소득공제 방안까지 나오고 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