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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대선 과반득표 없어 6월 결선 1위에 친미 성향 압둘라 前외무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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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대선 과반득표 없어 6월 결선 1위에 친미 성향 압둘라 前외무장관

입력
2014.04.2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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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5일 치러진 아프가니스탄 대선의 잠정 개표 결과 압둘라 압둘라(54) 전 외무장관과 아슈라프 가니(65) 전 재무장관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 결선에서 당선자를 가리게 됐다. 이들 두 사람이 결선 진출에 실패한 후보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하미드 카르자이 현 대통령과 정적 관계이자 친미 성향인 압둘라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프간 선거관리위원회가 6일 발표한 잠정 개표 결과에 따르면 압둘라는 44.9%, 가니는 31.5%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했다. 출마 후보 8명 중 3위는 카르자이 측근으로 꼽히는 잘마이 라술 외무장관(11.5%), 4위는 극단주의 성향의 이슬람 성직자 압둘 라술 사야프(7.1%)가 차지했다. 선관위는 유효투표로 확정된 660만표를 헤아린 결과 과반 득표자가 없다며 결선 투표일을 6월7일로 잠정 결정했다. 선관위는 다음달 14일 최종 개표 결과 발표에 앞서 부정투표로 의심되는 44만여표를 조사하고 있는데 압둘라와 가니의 결선 진출이라는 결과가 바뀔 가능성은 적다.

뉴욕타임스는 예상보다 큰 표차로 가니를 앞선 압둘라가 3위 후보 라술 및 친미 성향 군벌 출신 후보 굴 아가 셰르자이(1.5%)와의 연대를 거의 성사시킨 단계라고 보도하며 당선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 아프간은 종족 중심의 투표 성향이 강한 관계로 압둘라와 가니가 1차투표에선 접전을 치르겠지만 결선에 들어서면 아프간 최대 부족 파슈툰족(인구의 42%) 출신인 가니가 다른 동족 후보들과 연합해 우세를 점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이번 대선 출마자 8명 중 7명은 파슈툰족인 반면 압둘라는 파슈툰족 아버지와 타지크족(27%) 어머니를 두고 있다. 압둘라는 그러나 1차투표를 통해 카불 등 대도시나 북부 소수종족 사회는 물론, 파슈툰족이 밀집한 남부 지역에서도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미국과 유럽은 압둘라의 선전을 내심 반기고 있다. 올해 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 철수 이후 아프간 정국 안정 및 영향력 유지를 위해 신뢰할 만한 정권 수립이 절실한 까닭이다. 압둘라는 무장반군 북부동맹 지도자로 NATO군과 연합해 탈레반 정권을 축출하고 서방과 줄곧 우호관계를 맺어왔다. 미군 잔류를 골자로 한 대미 안보협정 서명을 거부하고 테러용의자를 대거 석방하는 등 노골적 반미 행보를 보이는 카르자이를 맹비난하는 것도 서방의 입장에 부합한다. 가니 역시 안보협정 서명을 공약하고 있지만 카르자이에 대한 비난은 삼가고 있다.

한편 NATO는 26일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주 타크타풀 지구에서 영국군 헬기가 추락해 영국 국적의 NATO군 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17일 헬기 추락으로 미군 6명이 숨진 이래 아프간 주둔 NATO군이 입은 최다 인명피해 사고다. 탈레반은 자신들이 헬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지만 NATO는 “적의 공격을 받았다는 보고는 없다”며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아프간 당국은 파르야브주 등 북서부 4개주에서 23일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100명 이상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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